살충제 뿌려도 안죽는다···'낯선 벌레' 습격한 동해안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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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정벌레의 일종인 ‘홍딱지바수염반날개’. [JTBC 캡처]

딱정벌레의 일종인 ‘홍딱지바수염반날개’. [JTBC 캡처]

경북 동해안 일대에 ‘홍딱지바수염반날개’가 최근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4일 경북 동해안 지역 시ㆍ군에 따르면 홍딱지바수염반날개가 최근 동해안 일대와 산림 내 휴양림, 관광지, 야영장에 많이 나타나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혐오감을 주고 있다. 음식 주변에 몰려들어 혐오감을 주고 사람을 물기까지 하고 약을 뿌려도 잘 잡히지 않아 비상에 걸렸다.

홍딱지바수염반날개는 검은색을 띤 딱정벌레 목 반날개과에 속하며, 개미보다 조금 더 크고 날개가 있어 날아다닌다. 독이 있거나 유해한 곤충은 아니지만 음식 냄새를 좋아해서 식사 시간에 음식 주변에 몰려들어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또 불빛에 강하게 반응하는 습성 때문에 창문이나 방충망 틈새로 기어들어 온다. 심지어 사람을 물기도 해 달가운 대상은 아니다. 이 곤충에 물리면 따끔거릴 정도의 통증을 느낀다. 병을 옮기는 해충은 아니지만 피서객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올해는 동해안을 따라 포항 송라면과 영덕 강구면, 남정면, 영해면, 영덕읍 등 영덕 전역, 울진까지 출몰하고 있다. 벌레가 나온다는 소문에 성수기 관광지, 야영장 등에 타격이 커 상인들도 울상이다.

문제는 이 곤충을 퇴치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모기 살충제를 뿌려도 일부는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가 살아난다. 현재까지는 바퀴벌레 퇴치제를 뿌리면 잡을 수 있다고 알려졌지만 그나마도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포항시, 영덕군, 울진군은 주민 신고로 방역에 나섰지만 퇴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당초 두 차례 방역하려고 했는데 주민 요구로 두 번 더 방역했다”고 고충을 밝혔다. 영덕군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포항 등 일부 지역에 나타났는데 올해는 동해안을 따라 영덕과 울진까지 퍼졌다”며 “현재 방역으로는 쫓는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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