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K리그 선수들은 ‘호날두 돋보이게 하자’는 마음으로 경기했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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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 유벤투스 친선경기에서 팀K리그 선수들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뉴시스]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 유벤투스 친선경기에서 팀K리그 선수들이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뉴시스]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에 맞선 프로축구 K리그 선발팀 ‘팀 K리그’ 선수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와 대결을 준비하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이 이를 대신 전했다.

박 위원은 29일 오후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에서 “(이번 일과 관련해) 김보경(울산) 등 뛴 선수들하고 통화해봤다”며 운을 뗐다.

박 위원은 “선수들도 끝까지 이해하고 기다려줬다고 한다”며 “사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 있다. 아무리 상대가 유명해도 오후 8시에 경기라고 했는데 몇시에 오는지 통보를 안 해줬다고 한다. 계속 기다리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10시간 15분 머물다 서둘러 떠난 유벤투스.

10시간 15분 머물다 서둘러 떠난 유벤투스.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는 유벤투스 선수단의 일정이 늦어지면서 킥오프 시간(오후 8시)을 57분이나 넘겨 시작됐다. 박 위원 말에 따르면 선수들은 이런 경험이 한 번도 없었지만 정확한 시간 안내 없이 경기가 지연되는 것도 이해했다고 한다.

박 위원은 “(선수들이) 왜 그랬냐면 팀 K리그 선수들이 참 착한 게 이 경기를 보러 온 분들은 솔직하게 호날두 보려고 온 것이지 않으냐”라며 “그러니까 많은 분이 호날두를 보려고 오는 거니까 팀 K리그 선수들은 이 축제 분위기에 열심히 해서 손뼉 쳐주고 호날두를 돋보이게 하자는 마음이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이런 말을 들으니 속상했다”면서 “선수들이 괜히 재미없게 뛰면 안 되니까 더 열심히 뛰고, 불쏘시개가 되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려고 했는데 그런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열심히 뛴 선수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 말했다.

한편 팀 K리그는 지난 26일 유벤투스와 친선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이동국(전북)은 이날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를 마치면서 “호날두보다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가 세계 최고의 선수 아닌가요? 맞나요? 오늘따라 그런 생각이 들어서. 호날두보다 메시가 한 수 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결장한 호날두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호날두와 유벤투스는 애초 이번 경기에 45분 이상 뛰는 옵션을 계약서에 포함한 것을 알려졌지만, 호날두는 단 1초도 뛰지 않았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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