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영광과 부상 우려 남기고 2019 메이저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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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우즈가 라운드를 마친 후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타이거 우즈가 라운드를 마친 후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추적추적 내리는 비속에서 타이거 우즈는 사력을 다했다. 첫 홀을 버디로 시작했고, 버디가 귀한 6, 10, 11번 홀에서도 기어이 점수를 줄였다. 그러나 전날 나온 7오버파를 극복하는 건 무리였다. 17번 홀 러프에서 미스샷을 친 후 우즈는 화가 난듯 클럽으로 러프를 내리찍었다. 우즈는 이 홀과 18번 홀에서 보기를 했다.

19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장에서 벌어진 디 오픈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우즈는 1언더파 70타를 쳤다. 첫날 7오버파를 합쳐 합계 6오버파로 컷탈락했다.

우즈는 이날도 몸이 좋지 않아 보였다. 경기 전 완전히 주저앉은 상태로 신발 끈을 묶었다. 걷는 모습도 불편해 보였다. 그러나 스윙을 약간 변형해서 경기했고 어느 정도 통했다. 우즈는 “벤 호건이 사고 이후엔 약간 다른 형태로 스윙했다”고 설명했다.

우즈는 긴 팔 이너웨어와 반소매 티셔츠, 조끼를 2개 입고 경기했다. 빗속에서도 반소매 셔츠만 입고 경기한 동반 선수 패트릭 리드와 매트 월러스와 비교가 됐다.

전날 78타를 친 후 우즈는 “나는 더 이상 20대가 아니다. 인생은 변한다. 36홀 라운드를 하고 나서 8km를 뛰고, 또 헬스클럽으로 가던 시절은 지났다.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적절한 때(메이저대회가 열릴 때) 힘을 쓸 수 있게 해야 한다. 마스터스에서는 잘 됐다. 나머지는 잘 안됐다. 아버지로서 시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겪은 일(수술 등) 때문에 당연히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언더파를 친 2라운드 후 그의 기분은 나아졌다. 우즈는 “오늘 파 5홀 3개를 잘 풀었다면 이븐파로 돌아갈 기회가 있었다”면서 긍정적으로 경기를 돌아봤다.

그는 또 “몇 년간 나는 강해졌다. 올해 오거스타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유연성은 예전 같지 않다. 그러나 우승 기회를 잡을 것이고 우승할 것이다. 20대 때와는 달리 그렇지 못할 때도 있지만 좀 더 많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타이거 우즈. [로이터=연합뉴스]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타이거 우즈. [로이터=연합뉴스]

우즈는 2019년의 메이저 시즌을 마무리했다. 4월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PGA 챔피언십에서는 컷탈락, US오픈에서는 21위,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에서 컷탈락했다.

우즈는 지난해에 비해 허리가 좋지 않다. 스윙 스피드도 떨어졌다. 날씨가 추울 때 몸이 굳어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약점도 드러냈다. 그러나 다시 얻지 못할 것 같던 메이저 우승컵을 11년 만에 얻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론 매우 만족스러운 시즌이다.

포트러시=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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