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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서 천재올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박성수 교수등 7명 중국거쳐 등정>
백두산 천지에서 부제가 올려졌다.
지난 3일 오전 11시 박성수교수 (정신문화연구원) 와 민족운동단체인 사단법인 한배달의 박선우회장등 7명의 배달자손이 검은 망건에 흰 두루마기를 입고 백두산 정상에 진설한 제상앞에 엎드렸다.
『개천 4천3백22년 7월 초이틀 한배달 7천만 민족을 대표하여 환인·환웅·단군 삼신께 삼가 아뢰나이다.…지금 우리나라는 날로 발전하여 남들이 부러워하는 겨레가 되었으나 불행하게도 광복 44년이 되도록 남북이 갈려 통일의 날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축문을 읽는 박교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천지 위 하늘을 갈랐다.
『바라옵건대 우리 한배달민족이 성산 백두산아래 하나되어 자손만대에 이 나라를 물러주게 하소서. 삼가 정성을 다하여 제물을 올리오니 우리의 소망을 들어주소서』 박교수등은 신에 대한 최대의 경배인 4배를 올리고 천지 너머 북한땅을 바라보았다.
천제를 올리던 그날 하늘도 그들의 정성에 감응한듯 일년내내 비바람·눈보라로 지존함을 지키는 백두산 영봉에도 환한 햇살이 내리비쳤다.
박교수일행이 통일을 기원하는 천제를 올리기 위해 떠난 것은 지난 7월28일. 천제의 제물인 익히지 않은 싱싱한 쇠머리와 오곡등 곡식9가지·북어·과일등을 연변의 동포들로부터 구입했다. 우리 민족의 제물로 올리는 제사임을 분명히하기 위해서였다. 중국을 거쳐서 밖에 백두산에 올라갈 수 없음은 안타까웠다.
백두산 천제는 상고시대부터 나라님이 제주가 되어 국가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삼신에게 올려졌다 『삼국사기』와『고려사』에는 임금이 즉위했을때와 매년 10월 상달에 천제를 올렸다는 기록이 있다.
고구려의 동맹, 고려시대의 팔관회도 천제의 한형태로 모두 환인·환웅·단군의 삼신에게 제사지냈다.
박교수는 10월이면 백두산 등정이 불가능해져 천제는 대부분 백두산을 향한 망제의 형태로 올려졌고 신라시대에는 당시로서는 고구려와의 접경지역인 지금의 춘천근교 우두산 정상에서 천제가 올려졌다고 설명했다.
백두산 천제는 일제때나 해방이후 한번도 올려지지 못했다.
박교수는 『백두산 천지에서 천제를 올렸다는 사실 자체도 중요하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정성어린 제물을 맛보신 삼신께서 우리민족의 통일에의 염원을 들어주실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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