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8시 19분(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에서 18㎞ 떨어진 지점에 규모 7.1의 강진이 강타하면서 인근 마을 수천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기고 곳곳에서 건물 균열이 보고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앞서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오전 10시 33분께 리지크레스트 북동쪽 셜즈밸리에서 발생한 규모 6.4의 강진에 이은 것이다.
6일 CNN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제드 맥롤린 리지크레스트 경찰서장은 “최소 건물 두 곳에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하나는 이동식 주택에 불이 붙었는데 신속히 진화했다”라고 말했다. 화재는 지진으로 인해 가스관이 파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나 부상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인구 2만8000여 명의 소도시인 리지크레스트 일부 지역에서는 수도관도 파열돼 식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리지크레스트 인근에 있는 트로나 마을은 피해가 더 큰 상황이다. 인구 2000여 명에 불과한 트로나 마을은 현재 전력과 식수 공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샌버너디노카운티 소방국은 밝혔다. 현재 전력선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며 당국은 트로나 마을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차량을 동원하고 있다.
또 이번 강진의 진앙에 인접한 차이나 레이크 미 해군 항공무기 기지에도 대피령이 내려져 필수 요원을 제외한 기지 요원들이 대피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 기지는 미 해군이 임차하고 있는 기지 중 최대 규모의 부지로 모하비 사막에 위치해 있다. 지난 4일 규모 6.4 강진과 전날 규모 7.1 강진의 진앙이 모두 기지와 인접해 있다. 이 기지는 작전도 중단한 상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샌버너디노카운티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모든 캘리포니아 주민을 대신해 지진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진심 어린 지지를 표한다"면서 "피해 주민을 돕기 위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방 차원의 비상사태 선포를 요청했다.
뉴섬 주지사는 리지크레스트를 돌아보고 나서 "처음 봐서는 알아차릴 수 없지만, 겉모습만으로 지진의 피해 정도를 속단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는 1억 달러( 1171억원)의 경제적 피해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방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간에 걸쳐 복구 노력을 지원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캘리포니아 비상관리국의 마크 길라두치 국장은 6일 새벽 "날이 밝으면 피해 상황이 더 전해질 것"이라며 "현재로써는 가스 누출로 일부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고 식수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이 가장 큰 피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비상관리국은 현재 트로나 마을과 베이커스 필드 주민 등 130여 명이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변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