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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큰 부산~헬싱키 직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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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황선윤
황선윤 기자 중앙일보 기자
황선윤 부산총국장

황선윤 부산총국장

김해공항과 핀란드 헬싱키를 오가는 부산~헬싱키 직항노선이 내년 3월 말 신설(주 3회)된다. 부산에서 유럽을 오가는 첫 직항이다. 최근 핀란드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핀란드 대통령과 회담을 한 결과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내 고향 부산과 헬싱키가 더욱 가까워지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과 핀란드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대륙이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과 핀란드 간에는 인천-헬싱키 노선만 주 7회 운항 중이다.

부산~헬싱키 노선은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주민의 숙원이었다. 직항이 없어 인천공항까지 이동해 유럽으로 가는 불편을 겪고 있어서다.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가 제안한 2014년부터 부산시가 정부를 상대로 줄기차게 노선 신설을 추진해온 이유다. 하지만 정부는 국적 항공사 보호 등을 이유로 번번이 허가하지 않았다.

인천~헬싱키 노선 탑승률은 2016년 85.2%, 2017년 86.7%, 2018년 88.1%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유럽의 길목인 헬싱키 공항에서 환승해 유럽 각국으로 이동하는 국내 여행객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런 여건 변화를 받아들이고 동남권 주민편의를 위해 직항노선 신설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권 주민은 헬싱키 직항노선을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지난달 부산~싱가포르 취항(주 4회)에 이어 부산~헬싱키 노선 신설로 김해공항에 유럽·미주 등을 오가는 중·장거리 노선 추가 취항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부산 여행업계는 북유럽 관광상품 개발에 나서는 등 고무돼 있다.

문제는 김해공항의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횟수) 부족으로 항공사가 원하는 시간에 취항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운항 스케줄 조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연간 이용객 1000만 명으로 포화상태인 국제선 여객터미널 옆에 임시터미널을 건립하는 사업도 내년 착공돼 2022년 2월에나 완료될 예정이라 이용객 불편은 계속될 전망이다. 부산~헬싱키 노선 운항에 차질이 없고 이용객이 불편하지 않게 부산시와 정부가 세심하게 대비해야 할 때다.

황선윤 부산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