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운반한 승강기로 조문객 음식 운반한 병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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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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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이 있는 병원에서 시신 전용 승강기로 조문객들이 먹는 음식을 나른다는 보도가 나왔다. 5일 SBS는 수도권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병원 폐쇄회로(CC)TV에는 한 승강기에서 흰 천을 덮은 시신이 나오는 장면과 반찬통을 실은 손수레가 나오는 모습이 찍혀 있다.

현행법상 장례식장 안 조리 시설은 시신 보관·운구 시설과 구분해 설치해야 하며, 식당에서 조리한 음식은 일반인 승객용 승강기로 이동해야 한다.

병원 측에서는 '급할 때 시신용 승강기를 이용한다'고 해명했다.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손님이) 한꺼번에 몰리니까 어쩔 수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장례식장 관계자는 "선입견을 가져서 그렇지, 다른 장례식당도 그렇게 움직이고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신과 음식을 같은 승강기로 옮길 경우 감염 위험이 있다. 시신의 체온이 저하되면서 병원균도 밖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승강기를 분리 운영하라는 운영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조처를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따로 과태료 규정을 찾을 수 없었다"며 "승강기가 분리 설치된 것을 확인했으니까 그런 용도로 사용하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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