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문 대통령, 하루라도 국회 탓 안 하면 입안 가시 돋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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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하루라도 국회 탓을 안 하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본인의 북유럽 순방 전 모든 것(국회 정상화)을 끝내달라고 했다”며 “대통령의 일정에 국회가 맞추라는 오만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국이 교통체증을 겪는 이유는 문 대통령이 일으킨 대형사고 때문”이라며 “날치기 선거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강행 등 정치가 나아갈 길을 꽉 막고 있다. 대통령이 바로 우리 정치가 답답한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열린다고 해도 정상적 국회가 아니라 총선 국회가 될지 걱정이 많이 된다”며 “국회의 문이 열리는 즉시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의사봉이 그저 청와대의 심부름과 이념 법안 통과를 위해 두드려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경정예산안 중 이미 재해·재난 피해 주민 손에 쥐어지는 예산은 단 하나도 없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나머지는 총선용 SOC(사회간접자본), 현금 살포용이다. 하지만 이 추경을 위해 3조6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나설수록 국회는 꼬인다”며 “국회가 자율적으로 민생국회가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 국회가 제대로 정상화될 수 있도록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가 놓아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 3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연이어 만난 것을 지적하며 “몰래 뒤에서 나쁜 행동을 하다가 걸리더니 이제는 대놓고 보란 듯이 한다”며 “(양 원장은) 문 대통령이 보낸 사신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 원장은) 국회 수장에 이어 국가정보원장까지 만나더니 이제는 수도권 수장들까지 모두 훑는 등 한마디로 온 나라를 친문으로 정렬시키겠다는 것 아닌가 한다”며 “오로지 문 대통령만 떠받들겠다는 ‘문주연구원장’ 다운 참으로 오만한 행보”라고 비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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