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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람선 인양 반대···"세월호 경험 있다" 내일 잠수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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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닷새째인 2일 오전(현지시간) 다뉴브강 머르기트섬에 마련된 정부합동신속대응팀 현장상황실 앞에서 송순근 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 대령이 수색활동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닷새째인 2일 오전(현지시간) 다뉴브강 머르기트섬에 마련된 정부합동신속대응팀 현장상황실 앞에서 송순근 주헝가리대사관 국방무관 대령이 수색활동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현장에 파견된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이 3일(이하 현지시간) 수중 수색 작전을 시도하기로 했다. 선체 인양을 서두르는 헝가리 정부를 만류하고 한국인 잠수 요원을 투입해 실종자들이 있는 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헝가리 인양 방침에 한국 측 반대 #시신 유실 우려…직접 잠수 시도키로 #"세월호 경험 살릴 것" 마지막 시도될 듯

 부다페스트 현지 수색본부 현장지휘관인 송순근 육군대령은 “헝가리 정부에 월요일인 3일 잠수 작전을 시도한 뒤, 실패할 경우 인양 작업에 적극 협조할 것이란 입장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헝가리 정부는 구조 요원의 안전 문제를 고려해 아직 최종 확답을 하지는 않은 상태다. 송 대령은 “3일 오전 헝가리 측이 정부의 요청을 승인할 경우 잠수대원을 투입해 선내에 있는 실종자 시신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헝가리 정부는 사실상 수중 작전이 불가능하다며 조속한 인양을 주장한다. 현재 다뉴브강 수위는 평소의 3배 수준까지 불어나있다. 헝가리 현지 매체 인덱스(Index)는 이날 “수색팀이 사고 현장에 소나(수중음향표정장치)와 수중 드론 투입을 시도했지만 물살이 빨라 성공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틀 전(지난달 31일) 헝가리 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투입한 잠수부는 물 속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아 크게 다칠 뻔한 상황을 겪었다.

헝가리 머그리트섬에 위치한 현장 지휘본부에서 한국 구조요원들이 3일 오전 수중작전 장비 준비를 하고있다. 부다페스트=박태인 기자

헝가리 머그리트섬에 위치한 현장 지휘본부에서 한국 구조요원들이 3일 오전 수중작전 장비 준비를 하고있다. 부다페스트=박태인 기자

 반면 한국 정부는 선체를 성급히 인양하다 선체가 파손될 가능성을 우려한다. “단 하루라도 잠수 작전을 허가해달라”고 헝가리 정부에 협조를 구하는 이유다. 송 대령은 “우리 측 수색 작업에서 성과가 없을 경우 헝가리 측이 이르면 6일 인양작업을 시작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다만 수색 작업에 성과가 있으면 인양 시점이 미뤄질 수도 있다.

 송 대령은 “우리는 세월호 경험도 많고 전문 기술이 많기 때문에 이런 방안을 헝가리 측에 설명했다”며 “헝가리 측에서 동의해 장비와 인력을 지원받아 준비 작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중 작전은 해군과 소방청, 해경 소속 18명의 정예 잠수요원이 최대 6시간 동안 진행할 계획이다. 사고 당시 최대치까지 불어났던 강물 수위는 비가 그치면서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합동신속대응팀 측정 결과 전날 시속 5∼6㎞던 유속은 하루만에 시속 4.3㎞ 수준으로 다소 느려졌다.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닷새째인 2일(현지시간) 한국-헝가리 합동 대책본부가 세워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섬에서 양국 수색팀이 수색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닷새째인 2일(현지시간) 한국-헝가리 합동 대책본부가 세워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섬에서 양국 수색팀이 수색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닷새째에 접어든 수상 수색작업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헝가리 정부로부터 경찰청 헬기 1대와 군 헬기 1대를 지원받아 사고 지점(머르기트 다리) 이하 50km를 뒤졌지만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정부는 헝가리 정부가 3일 수중작전을 승인할 것에 대비해 이날 사고현장 인근에 수중작전 관련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다뉴브강이 관통하는 오스트리아·체코·크로아티아·세르비아·루마니아·불가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자국 유역에서 실종자가 발견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색 작업에 동참 중이라고 밝혔다.

부다페스트=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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