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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김군' 3주기… "이윤보다 안전이 우선시되는 세상을"

중앙일보

입력

28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구의역 김군 3주기 및 김태규 건설노동자 49재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구의역 김군 3주기 및 김태규 건설노동자 49재에서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도중 사고로 숨진 ‘구의역 김군’을 추모하는 문화제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28일 오후 6시 30분 광화문 세종로공원에 모인 시민 100여명은 김군의 3주기 추모문화제 ‘너의 잘못이 아니야’를 열었다.

이번 문화제는 청년전태일,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 등 청년단체와 노동 분야 시민사회단체 10여곳이 주최했다. 참가자들은 ‘위험의 외주화 금지!’가 쓰인 피켓을 들고 "내가 구의역 김군이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하라! 내가 김태규다, 청년 노동자 죽음 끝장내자!" 등 구호를 외쳤다. 일터에서 숨진 청년 비정규직들을 추모하는 글귀를 적은 포스트잇을 붙이기도 했다.

김군의 동료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노동자는 "김군의 사고가 나고 다시는 이런 죽음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수많은 꽃다운 청년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며 "일하다가 죽는 노동자가 생기지 않는 세상, 이윤보다 안전이 우선시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저희가 김군을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지난달 수원 건설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 김태규 씨의 49재도 함께 열렸다. 김씨의 누나 김도현씨는 "회사는 안전모와 안전화를 지급하지 않았고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태규의 죽음을 개인의 잘못으로 단정지었다"며 "사랑하는 사람이 이윤을 추구하는 도구로 죽는 현실을 개탄한다. 더이상 동생과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태안 서부화력발전에서 작업 중 사망한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도 문화제에 참석했다. 김씨는 “앞길이 창창한 청년들이 이윤을 위해서라면 사람의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기업에 희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기업이 안전문제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법과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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