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의 의학론|사상의학|이명복<서울대의대명예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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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신경해부학의 권위인 이명복 박사(서울대의대 명예교수)는 양의이면서 한의학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두 분야의 접목을 시도, 독특한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이 박사의 사상·팔상의학과 체질에 따른 음식론 등을 연재한다.
우리나라 40대 남자의 사망률이 세계 최고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병원이 많고 우수한 약이 많은데 암을 비롯해 고혈압·뇌졸중·심장병·간염 및 간경화증·알레르기성 질환(천식·비염·피부병)·요통과 관절염 등이 점점 많아져 가고 있고 치료는 지지부진하다. 다른 문명국은 더욱 심하다고 한다.
필자는 의대교수로 있으며 20년 전부터 한방의학의 체질론과 체질침법을 배우고 연구해보니 이들이 올바르고 우수한 것을 알게되었다.
체질론에는 사상의학과 팔상의학이 있다.
사상의학은 1백년 전에 의성 이제마 선생(1837∼1900)이 연구한 것으로 '태양인·소양인·태음인·소음인의 네 가지 체질의 사람이 있다는 학설이다. 각 체질별 특징에 관해 상당히 자세히 연구되어있으나 체질진단법이 불확실해 아직까지 발달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상의학 책에 기재된 각 체질의 특징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태양인=폐는 강대하고 간은 약소하다. 얼굴은 삼각형이고 하관이 빠르다. 성격은 고집이 세고 자존심이 강하며 독선적. 화를 잘 내고 잘 걸리는 병은 소화불량·다리병·약물중독증. 체질에 적합한 약물은 오가피·모과·모밀·송화. 적합한 식품은 다래·조개·앵두·포도 등이다. 출현율은 1만명에 2∼3명꼴.
◇태음인=폐는 약소하고 간이 강대하다. 얼굴은 원형 또는 타원형이며 근육이 발달하고 거동이 신중·관대하다. 욕심이 많고 활동적이며 사업에 성공하는 형.
잘 걸리는 병은 고혈압·중풍·대장병·천식·심장병·간장병 등. 적합한 약물은 녹용·맥문동·마황·대황. 적합한 식품은 쇠고기·무·콩·도라지. 출현율은 1만명에 5천명꼴.
◇소양인=비장이 강대하고 신장이 약소하다. 얼굴은 타원형이고 머리가 앞뒤로 나오고 체격은 상체가 발달하고 하체가 약한 편.
성격은 외향적이며 행동이 민첩하고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말이 많다. 잘 걸리는 병은 만성신장기능부전이며 상습요통·성기능장애 등도 있을 수 있고 화를 잘 낸다. 적합한 약물은 숙지황·구기자·산수유·석고. 적합한 식품은 돼지고기·해삼·녹두·참외. 출현율은 1만명에 3천명꼴.
◇소음인=비장이 약소하고 신장이 강대하다. 얼굴은 타원형이 많고 근육이 비교적 적은 편이고 뼈는 굵다. 살결이 연하고 성격은 내성적이며 섬세·치밀하고 사색적이다. 질투심이 강한 사람이 있다. 잘 걸리는 병은 위하수증·급만성위염·위산과다증·상습복통. 추위를 잘 탄다. 적합한 약물은 인삼·부자·자소·파두. 적합한 식품은 개고기·닭고기·당근. 출현율은 1만명에 2천명꼴.
◇필자약력=▲충북청원 출생(1913년 ) ▲경성제대의학부 졸(39년·의박) ▲경성여자의전교수(39∼45년) ▲미국 미네소타대 교환교수(58∼59년) ▲서울대 의대교수(45∼79년) ▲서울대 의대명예교수(79년∼현재) ▲원로과학자자문위원회부회장(88년) ▲현재 강남의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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