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한국 겨냥 "美 안좋아하는 나라 지키려 5조 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플로리다 패너마시티 비치 유세에서 한국을 겨냥해 "엄청난 부자인데 미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라"라며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국을 "엄청나게 부자지만 우리를 좋아하지 않는 나라"라고 지칭하며 또 다시 방위비 분담 증액을 압박했다.

지난달 27일 유세이어 또 방위비 분담금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플로리다 패너마시티 비치 유세에서 "이름은 직접 말하지 않겠지만, 우리가 어떤 나라의 매우 위험한 영토를 방어하는데 50억 달러를 쓴다"고 말했다. 그는 "장군에게 '이 부자 나라를 지키는 데 얼마나 드냐'라고 묻자 50억 달러라고 해서 '그들은 얼마나 부담하느냐'고 물었더니 '5억 달러'라고 하더라"면서 "엄청난 부자인데다 아마도 별로 우리를 좋아하지도 않는 나라(rich as hell and probably doesn't like us too much)에 45억 달러나 손해를 보고 있다. 이걸 믿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 나라 지도자에게 전화해 '우리가 세계 최고의 남녀(미군)를 당신네 매우 위험한 나라에 보내며 이 많은 돈을 쓰는 것 공평하지 않다'고 하니 전화 한 통에 5억 달러를 더 내겠다고 하더라"며 "나는 7억 5000만 달러로 맞추라고 했지만 결국 5억 달러에 합의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번 얘기했던 다음 연도 시한이 두 달이 지나 이제 참모들에게 '그들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나머지를 내게 하라'고 지시했다"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분담금협정(SMA) 서명 직후인 지난 2월 12일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직접 언급하며 "전화 두어 통에 5억 달러를 더 내게 했다"며 "계속 부담 금액이 올라갈 것"이라고 처음 말했다. 이후엔 줄거리는 비슷하지만 직접 지목은 하지 않은 채 조금씩 각색을 추가하고 있다. 이날 유세에선 지난달 27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보다 "매우 위험한 영토""미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추가한 것이다. 미국의 소리(VOA)방송도 "한국을 직접 지칭하진 않았지만 수치가 한국에 대한 과거 불평들과 일치하며 전문가들도 누구를 지칭하는지 의심하지 않는다"고 한국을 지목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