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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남자’ 양정철 2년 만에 귀환, 총선 전략 핵심 맡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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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양정철. [연합뉴스]

양정철. [연합뉴스]

‘문(文)의 남자’라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29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에 공식 선임됐다. 대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며 해외로 나간 지 2년 만에 국내 정치 복귀를 공식화한 셈이다.

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장에 선임 #일각 “청와대 총선 개입 논란 우려”

민주연구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양 전 비서관 선임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회의에는 민주연구원 이사장인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양 전 비서관은 해외에 체류 중이라 참석하지 않았다.

양 전 비서관은 다음달 14일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민주연구원장의 임기는 2년이다. ‘양비’(여권에서 양 전 비서관의 별명)가 이끄는 민주연구원은 내년 4월 총선의 밑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수립하는 중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은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기획해 봤고 이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라며 “그 승리의 경험과 노하우로 총선 승리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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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내며 문재인 대통령(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호흡을 맞춘 그는 2011년 문 대통령의 정치 입문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2016년부터는 대선 준비를 위한 실무조직, 이른바 ‘광흥창팀’을 이끌었고, 문재인 후보 캠프 부실장을 맡아 전반적인 상황을 진두지휘했다. 민주연구원은 민주당이 받는 국고보조금의 30%를 사용하고 있고, 선거가 있는 해엔 예산이 평년의 두 배다. 양 전 비서관과 호흡을 맞출 부원장 자리에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이철희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양비’의 복귀가 청와대의 공천 개입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친문 인증’을 받은 청와대 참모들이 속속 당으로 복귀해 내년 총선 출마 채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부원장으로 내정된 백 전 비서관은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간사를 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있었다. 이런 점 때문에 여권 주류가 ‘비문 중진’을 겨냥한 비밀 시나리오를 가동할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당 핵심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공천 학살의 피해자였고, ‘시스템 공천’을 내걸고 대표에 당선되지 않았느냐”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나리오들은 기우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이우림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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