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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역성장 쇼크에도…문 대통령 “경제 기초체력 튼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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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엄중한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국민의 바람이 어느 때보다 높은데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2분기부터 점차 회복될 것 #경제는 타이밍, 추경 빠른 처리를” #패스트트랙 충돌은 에둘러 언급 #“정치권 대립·갈등 격화 안타깝다”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법안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의 격한 충돌 사태에 대한 간접적 언급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는 타이밍”이라며 “추경 처리가 늦어질수록 국민의 삶과 민생경제에 부담이 늘어난다. 국회가 조속히 정상적으로 가동돼 정부가 제출한 추경이 신속히 심사되고 처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추경안에 대해서는 “미세먼지와 산불 등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시급한 예산과 대외경제 여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민생과 경제 활력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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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발언의 상당 부분을 경제 활성화에 할애했다. 지난 1분기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전년 대비 -0.3%로 10년래 최악의 상황이 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의 대응이 주목되던 참이었다. 문 대통령은 ‘-0.3% 증가율’은 언급하지 않은 채 “대외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하다. 물가상승률, 실업률, 외환보유액 등 국가경제의 거시지표들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경제성장률도 1분기의 부진을 극복하고 2분기부터는 점차 회복돼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근거를 별도로 제시하진 않았다.

문 대통령은 또 “민간투자가 살아나야 경제 활력이 생긴다”며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민간의) 투자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현장 소통을 통해 투자 애로를 해소하고 기업투자 프로젝트를 발굴, 지원해야 한다”며 민간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자동차, 조선 등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 주력 사업” 등에 대해서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국가 재정을 활용한 경기 보강 노력은 IMF 등 세계경제기구의 강력한 권고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관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대대표는 브리핑에서 “국회가 대립한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며 “청와대가 (패스트트랙 상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여당이 밀어붙여서다. (국회 탓을 하며) 남의 이야기를 하실 것이 아니라 여당에 대한 명령과 지시를 거둬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2016년 1월 기자회견에서 ‘선거법은 경기의 규칙이고, 직권상정으로 (개정된) 전례가 한 번도 없다’고 했다”며 “문 대통령이 이 부분에 대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 이날 오전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촉진해 나가겠다”며 한반도 정책에 대한 중남미 국가의 지지를 당부했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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