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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의 남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공식 선임…'비문 중진' 긴장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승리 공신이자 ‘복심’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해 1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 북콘서트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승리 공신이자 ‘복심’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해 1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 북콘서트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뉴스1]

‘文의 남자’라 불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29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에 공식 선임됐다. 대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며 시작했던 2년 간의 해외 유랑 생활이 드디어 종지부를 찍게 됐다.

민주연구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양 전 비서관 선임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회의에는 민주연구원 이사장인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양 전 비서관은 해외에 체류 중이라 참석하지 않았다.

양 전 비서관은 다음 달 14일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민주연구원장의 임기는 2년이다. ‘양비’(여권에서 양 전 비서관의 별명)가 이끄는 민주연구원은 내년 4월 총선의 밑그림을 그리고 전략을 수립하는 중추 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양 전 비서관은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기획해봤고 이기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라며 “그 승리의 경험과 노하우로 총선 승리에 기여 할 거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이 지난달 12일 자신의 SNS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사진을 올렸다. 임 전 실장과 양 전 비서관이 길거리에서 편안한 자세로 웃으며 대화하고 있는 모습.(탁 전 행정관 페이스북)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담당 행정관이 지난달 12일 자신의 SNS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사진을 올렸다. 임 전 실장과 양 전 비서관이 길거리에서 편안한 자세로 웃으며 대화하고 있는 모습.(탁 전 행정관 페이스북)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내며 문재인 대통령(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호흡을 맞춘 그는 2011년 문 대통령의 정치 입문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2016년부터는 대선 준비를 위한 실무조직, 이른바 ‘광흥창팀’을 이끌었고 문재인 후보 캠프 부실장을 맡아 전반적인 상황을 진두지휘했다. 민주연구원은 민주당이 받는 국고보조금의 30%를 사용하고 있고, 선거가 있는 해엔 예산이 두 배다. 양 전 비서관과 호흡을 맞출 부원장 자리에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이철희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양비’의 복귀가 청와대의 공천 개입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친문 인증’을 받은 청와대 참모들이 속속 당으로 복귀해 내년 총선 출마 채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부원장으로 내정된 백 전 비서관은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회 간사를 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있었다. 이런 점 때문에 여권 주류가 ‘비문 중진’을 겨냥한 비밀 시나리오를 가동할 지 모른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당 핵심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가 공천 학살의 피해자였고, ‘시스템 공천’을 내걸고 대표에 당선되지 않았느냐”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나리오들은 기우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ㆍ이우림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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