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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남편 묘한 주식거래···사면 폭등, 팔면 폭락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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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회 법사위 소속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과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물 관계도를 들고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사위 소속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과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물 관계도를 들고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35억원대 주식 보유가 논란인 가운데 후보자의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의 주식 거래와 관련한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거래 재개 뒤 싼 값에 다시 사들여 #OCI사건 수임, 내부정보 입수 의혹 #야당 “이 후보, 연금 운용이나 해라” #청와대 “주식 취득 과정 문제없다”

11일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에 따르면 오 변호사는 지난해 3월 13~15일 OCI 계열사인 ‘삼광글라스’ 주식 3804주를 주당 5만8000~5만9000원대(총매도액 2억2304만원)에 팔았다. 그런데 1주일 뒤인 3월 22일, 외부 감사인인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됐다”는 의견이 나왔다. 1주일이 더 지난 3월 29일에는 재고자산 처리 문제로 감사보고서에 ‘한정’ 의견이 나오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주가도 5만원대 후반에서 4만원대 초반으로 폭락했다.

이 주식의 거래가 재개(4월 2일)된 이틀 뒤 오 변호사는 이 회사 주식 8681주를 3억7060만원(주당 4만원대 초중반)에 사들였다. 한국당은 오 변호사가 2017년과 지난해 OCI 관련 사건을 두 차례 수임해 내부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사고팔았을 수 있다고 의심한다. 주 의원은 지난 2017년 12월 21~28일 오 변호사가 이 회사 주식을 주당 4만2000~4만4000원대 9000주(3억680만원)가량을 집중 매수했는데, 이 회사는 공교롭게도 28~29일 자회사 격인 ‘군장에너지’에 유연탄 수백억원어치를 공급한다는 공시를 냈다고 한다. “거래 정지 전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거래 재개 후 폭락한 주식을 다시 담는 건 전형적인 작전세력 패턴으로, 내부정보를 토대로 매매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주 의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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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은 총공세를 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한국당·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계속된 인사 실패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와 인사 라인 경질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후보자를 향해 “지방대 출신 40대 여성이라는 것 이외에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지 못했다. ‘코드’가 후보자 선정의 결정적이고 유일한 이유였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국민연금이 어렵지 않나. 이미선 후보자는 헌법재판관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하러 가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임명 강행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주식 취득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가 없고,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다주택 문제처럼 국민 정서상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해충돌 문제도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10일 청문회 종료 후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주식 취득 과정이 부적절하거나 이득을 불법적으로 취득한 것도 아니고, 주식을 통해 재산을 증식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주식 보유 자체가) 부적격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김종민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자산 수십억원은 상관없고 주식 자산은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사퇴하면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사퇴 얘기가 안 나올 수 없어 사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자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연봉은 세전 5억3000만원가량으로 15년간 소득을 합하면 보유 주식 가치보다 훨씬 많다. 불법적 방식으로 재산 증식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에 대해선 “주식을 어떻게 거래하는지 모른다. 스마트폰 앱도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한영익·위문희·윤성민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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