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다 잘 될 것”이라지만…이준석 “박정희 연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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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최근 당내 갈등에 대해 “제 부덕함과 불찰이다. (그래도) 다 잘 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당 균열 현상은 커지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5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하태경, 이준석, 권은희)이 또다시 불참했다. [뉴스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5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바른정당계 최고위원 3인(하태경, 이준석, 권은희)이 또다시 불참했다. [뉴스1]

이날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렸지만 바른정당계인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지난 8일에 이어 또 불참했다. 이들은 ‘지도부 일괄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몸을 낮춰 “다 제 부덕함과 불찰이다. 최고위원회와 당원께 불편한 마음을 안겨서 죄송스럽다”며 "세 분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제 생각도 허심탄회하게 말하겠다. 다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들 말씀에 저나 당원, 당직자들이 과격하고 과민한 반응을 한 것도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서로 감정을 낮추고 이해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한다. 세 분은 최고위에 참석해달라”고 말했다. 전날 당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일부 당원들이 이준석 최고위원에게 “떠날 사람은 내부총질 말고 떠나라”고 했고, 이 최고위원은 “누가 떠난다고 했느냐. 해당 행위 발언에 대해 징계 요청하겠다”고 응수하며 격론이 벌어졌다.

반면 손 대표는 전날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행(行)’을 부인한 데 대해 “아주 시의적절한, 우리 당의 큰 자산인 정치적 지도자의 말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유 의원은 전날 연세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바른정당 출신 의원 중에 한국당을 가겠다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한 걸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 대표는) 내가 물러나면 북한에 맞서 민주주의는 누가 지키느냐고 했던 분(박정희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며 "‘헌법을 고쳐 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 ‘사회가 혼란스러우니 군이 다시 집권해야 한다’고 했던 분들 주장은 전혀 민주주의에 득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지역위원장 3분의 2 이상이 지도부 재신임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지도부가 물러서지 않는 건 당이 안락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계에서도 사퇴론이 나왔다. ‘안철수계’로 꼽히는 이태규 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30여명은 전날 저녁 만나 ‘지금 지도부로는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통화에서 “전체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아무래도 손 대표의 거취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이준석 최고위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연합뉴스]

이 가운데 바른미래당 호남계와 민주평화당 간 합당 논의도 무르익고 있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저께 손 대표와 만나 막걸리를 한잔했다. '한 지붕 두 가족' 상태는 손 대표에게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3의 새로운 세력 정비와 결집이 필요하단 부분에서는 생각이 거의 저와 같지 않은가(하고 느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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