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서 추락한 日 F-35A 전투기는 '일본 생산 1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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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24일, 일본 아오모리현 항공자위대 미사와기지에서 F-35A 전력화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밤 실종된 항공자위대의 F-35A 기체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생산한 1호기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

지난해 2월 24일, 일본 아오모리현 항공자위대 미사와기지에서 F-35A 전력화 행사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밤 실종된 항공자위대의 F-35A 기체는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생산한 1호기로 알려졌다. [로이터=-연합]

일본에서 생산한 최신예 F-35A 전투기 1대가 9일 오후 아오모리(靑森)현 인근 태평양 해상에서 추락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방위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고) 주변 해역에서 기체 일부를 발견했다"며 "추락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자위대는 해당 전투기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역을 중심으로 초계기 등을 동원해 일대를 계속 수색하고 있다. 해당기에 탑승했던 조종사도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훈련 앞두고 연락두절…사전 이상징후 포착 안 돼 #한국 공군도 지난달 같은 기종 전투기 2대 도입

항공자위대에 따르면 레이더에서 사라진 F-35A는 아이치(愛知)현 미쓰비시중공업 공장에서 면허 생산한 일본 국내 제조 1호기다. 일본은 총 105대의 F-35A를 도입할 계획인데, 일본 정부는 당초 국내 면허 생산을 늘리려던 방침을 접고 앞으로는 미국에서 전량 직도입할 계획이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27분쯤 아오모리현 미사와(三澤) 기지 소속 F-35A 전투기 1대가 미사와시(市) 동쪽 약 135㎞ 태평양 해상에서 레이더로부터 사라지면서 무선 통신도 두절됐다. 이날 오후 7시쯤 미사와 기지를 이륙한 이 전투기에는 조종사 1명(3등 공좌·소령급)이 탑승하고 있었다.

당시 해당 전투기를 포함해 총 4대가 두 팀으로 나눠 공격과 방어를 하는 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훈련 돌입에 앞서 해당 전투기가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직전까지 이상을 알리는 교신은 없었다고 한다.

해상자위대는 자세한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초계기와 호위함을 동원해 현장 인근에서 수색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함께 훈련에 참가했던 F-35A 조종사들로부터 실종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

이와야 방위상은 9일 밤 기자회견을 열어 “항공자위대의 나머지 F-35A 전투기 12대의 비행을 당분간 보류할 것”이라며 “우선 수색 구조와 원인 규명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또 해외를 포함한 F-35A 전투기의 추락 사례에 대해 “지금까지 없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F-35A 전투기는 미국 등 9개국이 공동 개발한 것으로, 레이더에 잡히기 어려운 스텔스 성능을 갖춘 최신예 전투기다. F-35는 기체의 성능에 따라 A형(활주로), B형(수직 이·착륙), C형(항공모함)의 3가지 유형이 있으며, 이번에 사라진 것은 지상 활주로를 오가는 A형이다. 일본 항공자위대에는 지난해 1월부터 배치됐으며, 현재 미사와 기지에 총 13대가 배치돼 있다.

한국이 도입하는 첫 스텔스 전투기인 F-35A가 29일 공군 청주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4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35A 전투기 40대를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오는 2021년까지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김성태 기자

한국이 도입하는 첫 스텔스 전투기인 F-35A가 29일 공군 청주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14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F-35A 전투기 40대를 '해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오는 2021년까지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김성태 기자

한국 공군도 지난달 2대의 F-35A 전투기를 처음으로 국내에 들여왔다. 공군에 따르면 5~6월 중 정식 전력화 행사를 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에서 인도받은 기체를 앞으로도 계속 들여와 올해 10여 대가 국내에 도착한다. 최종 2021년까지 총 4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F-35A 창정비 문제와 관련해 한때 국내에서 가까운 일본 공장에 맡기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군 관계자는 "(록히드마틴 정비진이 직접 국내로 오는) 이동 창정비를 원칙으로 미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일본에 우리 전투기 정비를 맡긴다는 소문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미군의 F-35B 전투기 1대가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훈련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영희·김상진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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