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경기 땐 맥주, 한화 땐 김밥 동나…잠실구장 편의점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프로야구 관중들이 GS25 잠실 3루점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프로야구 관중들이 GS25 잠실 3루점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 프로야구 구단 한화 이글스의 팬인 김도희(36)씨는 지난달 24일 잠실에서 열린 2019 KBO리그 개막 2연전 한화와 두산의 경기를 3루 석에서 관람했다. 김씨는 야구장을 찾을 때면 5회 종료 후 한화 이글스 응원단의 전매 특허인 ‘육성 응원’을 위해 미리 든든히 배를 채운다. 그는 이날도 ‘GS25 3루점’을 찾아 치즈 돈가스 김밥과 맥주 페트병 1개를 샀다. 김씨는 “야구를 보면서 응원하는 재미도 있지만, 야구장의 꽃은 먹는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GS25 3루점 작년 잘 팔린 품목 #떼창·고함 응원 특성따라 달라

#. 롯데 자이언츠 광팬인 이승훈(42)씨는 지난달 30일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관람했다. 이씨는 “야구장에서 치킨과 맥주를 안 먹으면 야구장을 가는 의미가 없다”며 “치킨과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응원을 하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장을 찾은 날 롯데가 경기에서 이겨 친구와 함께 부산 갈매기를 목이 터지라 불렀다”며 웃었다.

2019 KBO 프로야구가 개막 3주째에 접어든 가운데 잠실야구장 원정팀 내야 응원석이 있는 3루 측 편의점은 팀별로 팬의 구매 상품이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연고팀이거나 ‘떼창’을 즐겨 부르는 롯데 팬은 맥주를, 큰 목소리로 응원하는 한화 팬은 ‘밥심’을 위해 식사를 즐긴다.

중앙일보가 GS리테일에 의뢰해 지난해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던 146경기의 매출을 분석해 보니 서울 라이벌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때 맥주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GS25 잠실3루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 카테고리는 맥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8%였다. 특히 맥주 비중은 LG 트윈스가 원정팀일 때 53.2%, 두산 베어스가 원정 경기를 할 땐 51.5%까지 올랐다.

문정욱 GS25 직영 팀장은 “서울 라이벌팀인 LG와 두산 팬의 경우 서울 지역에서 방문하는 고객이 대부분이라 타 원정팀보다 더 부담 없이 맥주를 즐기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 팀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50.3%)가 원정팀일 때 맥주 판매 비중이 높았으며, 단체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유명한 응원 문화 때문에 맥주가 많이 팔린 것으로 GS리테일은 분석했다.

또 육성 응원을 하는 한화 이글스와 ‘연안부두’ 합창을 하는 SK 와이번스의 팬들은 식사류 구매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 이글스 원정 경기에선 김밥, 주먹밥, 어묵과 같은 간편 식사류 매출이 평균 6.2%보다 높은 7.1%로 나타났으며, SK 와이번스의 경우 6.9%로 뒤를 이었다. 양 팀 팬의 경우 열정적인 응원을 위해 뱃심을 키우고자 타 팀보다 식사류 구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