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사망률도 빈익빈 부익부…저소득층이 고소득층 3배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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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모습. [중앙포토]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의 모습. [중앙포토]

 보험 가입한 절반 가량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에 걸려도 소득 수준이 높을 수록 사망할 가능성은 낮았다. 저소득층의 사망률이 고소득층의 3배를 넘었다.

한화생명 보험금 수령자 30만명 분석 #보험가입자 43.2%, 암으로 세상 떠나 #폐암 사망자수, 18년만에 2.4배 증가

 한화생명이 고객(520만명) 중 2000~2017년 암 보험금을 수령한 30만명의 정보를 분석해 3일 발표한 ‘빅데이터로 본 암’ 보고서의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사망한 고객 중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경우는 43.2%로 나타났다. 2000년(31.7%)에 비해 높아진 수치로 보험 가입자의 절반 가량이 암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보험금 수령자 중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사망원인은 간암, 폐암, 위암, 대장암, 췌장암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5개 암 사망원인. 자료=한화생명

상위 5개 암 사망원인. 자료=한화생명

 암 사망자 비율 수치는 통계청의 발표와는 차이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이었다. 전체 사망자의 27.6%였다.

 한화생명은 “보험가입자의 주 연령층은 30대 이상이지만 국민 통계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런 차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암 사망률은 빈익빈 부익부였다. 암에 걸려도 소득이 높을수록 세상을 떠날 가능성은 낮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12년 암 진단을 받고 5년 안에 사망한 비율(사망률)은 평균 22.6%였다. 암의 완치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통상 수술 후 5년으로 여겨진다.

 가구당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인 경우 암 진단 후 5년내 사망률은 12.0%다. 5000만∼1억원은 15.5%, 3000만∼5000만원은 16.1%, 3000만원 미만은 39.0%로 소득이 낮아짐에 따라 사망률은 높아졌다. 저소득층의 사망률이 고소득층의 3배를 웃돌았다.

가구 추정 소득별 5년 이내 사망률. 자료: 한화생명

가구 추정 소득별 5년 이내 사망률. 자료: 한화생명

 폐암의 진단후 5년내 사망률도 소득 1억원 이상은 59.5%였지만 3000만원 미만은 68.8%로 격차가 커졌다. 간암도 소득 1억원 이상 고소득 그룹의 5년내 사망률은 45.0%였다. 반면 3000만원 미만 그룹은 69.8%로 사망률이 크게 높아졌다.

 직업별로는 무직(41.3%), 1차산업 종사자(41.0%), 단순노무직(39.6%), 운전직(33.7%) 등의 사망률이 평균(22.6%)을 웃돌았다. 반면 의료직 종사자(11.3%)와 교육관련직(10.6%) 사망률은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암을 조기 발견할 확률과 진단 후 충분한 치료를 받을 확률이 높은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암은 2017년 기준 간암(1025명)이지만 2005년 이후 증가세는 둔화했다.

 사망자수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은 폐암이다. 2017년(992명) 폐암 사망자는 2000년(412명)보다 2.4배 늘었다. 특히 폐암은 고령일 수록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암 사망자 중 폐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대(12%)에 비해 50∼60대(23%)와 70대 이상(35%)에서 크게 나타났다.

 여성 역시 30∼40대의 경우 유방암(25%)과 자궁ㆍ난소암(15%)의 비중이 컸지만 50∼60대는 폐암(14%)이 자궁ㆍ난소암(15%), 유방암(14%)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암 진단 현황에 따른 발병 비율을 살펴보면 직업별 차이가 나타났다. 30∼50대 남성 중 갑상선암의 진단 비율은 사무직(19.9%)이 자영업자(11.1%)보다 높았다. 남성 자영업자는 위암(20.8%)과 간암(17.7%)에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0∼50대 여성 중 유방암 진단 비율은 사무직(45.8%)이 주부(38.4%)보다 높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사무직군의 경우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만큼 조기 발견이 쉬운 갑상선암ㆍ유방암의 진단비율이 높게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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