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당국자 "북한 '위성발사'라 해도 제재 등 상황 변화 생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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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주 발사체 실험을 강행할 경우 이를 '위성 발사'라 주장하더라도 대북 추가제재 등 심각한 상황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에서 둘째)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에서 만나 향후 한미 군사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에서 둘째)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에서 만나 향후 한미 군사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고위 당국자는 1일(현지시간) "(북한이) 위성발사는 평화적 목적이라고 하지만 전세계 어느국가도 평화적 이용을 위한 것으로 믿지 않고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라고 대부분 평가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제재를 비롯 여러 진행되는 사안에 심각한 상황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유엔 등 국제사회 차원에서 추가적인 조치가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는 또 "그런 우려가 발생하지 않게끔, 북한이 궤도이탈하지 않도록 군사적 긴장도를 낮추면서 가능하면 계속 대화해서 '비핵화의 길로 들어오라, 평화 체제에 들어오라' 이런 식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고위 당국자는 "한미 정보 당국에선 과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움직임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실제 발사를 위한 것인지 추가적으로 계속 보면서 판단할 부분"이라며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

고위 당국자는 또 미국이 한반도 내 전시 지휘 극비 벙커인 성남의 '캥고' 지휘소(일명 CP 탱고)의 수백억원대 운영·보수비 일부를 한국에 부담시키려 한다는 보도와 관련, "탱고는 지금도 한미연합사의 전시 지휘소로 기능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예산 문제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어떤 제의가 있거나 협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 대행은 이날 워싱턴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고 '9.19 군사합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을 재확인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미 국방부 청사에서 환영 행사를 하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 대행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미 국방부 청사에서 환영 행사를 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섀너핸 대행은 "(최근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은) 아주 성공적이었지만 우리는 가을 훈련에서 이뤄낼 수 있는 개선점도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준비태세를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훈련을 축소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며 (준비태세에) 공백이나 끊어짐(seam)이 없음을, 그리고 이 훈련들을 계속해서 쌓아나간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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