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대마’ 사건…SK 창업주 손자에 이어 현대가 3세 입건

중앙일보

입력

마약 구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SK그룹 창업자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31)씨가 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구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SK그룹 창업자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 최모(31)씨가 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1시 30분 SK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최모(31)씨가 마약 구매 혐의로 체포된 데 이어 현대가 3세 정모(29)씨 역시 같은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청 마약수사대 1일 SK그룹 3세 체포 #같은 마약 공급책에게서 구매한 정황 포착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최씨에게 마약을 판매했다고 진술한 공급책 이모(27)씨의 휴대전화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씨의 마약 구매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외국에 있는 정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귀국하는 대로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와 정씨는 이씨에게 대마 성분을 농축해 만든 ‘고농도 액상 대마’를 구매했다. 경찰 관계자는 “액상 대마는 대마 특유의 냄새가 많이 나지 않아 일반 대마초보다 주변에서 흡연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이씨에게서 지난해 3~5월 5회에 걸쳐 액상 대마를 1회에 구매한 양은 2~4g으로 4g은 5번 정도 흡연할 수 있는 양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씨는 구매인들에게 돈을 송금받으면 비트코인으로 바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만난 마약 판매책에게 이를 주고 액상 대마를 구매했다. 텔레그램 추적이 어려운 탓에 경찰은 이 판매책의 행방은 추적하지 못했다.

최씨는 지난해 평소 알고 지낸 마약공급책으로부터 고농축 대마 액상을 5차례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씨는 지난해 평소 알고 지낸 마약공급책으로부터 고농축 대마 액상을 5차례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판매책은 이씨와 거래할 때 마약을 특정 장소에 숨겨둔 뒤 입금이 확인되면 장소를 알려주는 일명 ‘던지기 수법’을 썼다. 이씨는 최씨를 직접 만나거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마약을 판매했다.

이날 오후 4시 50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경찰청에 도착한 최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마약을 어디서 구매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최씨가 대마 구매·투약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와 정씨가 함께 대마를 투여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씨는 지난달 초 검찰에 송치됐다. 현재까지 이 사건으로 4명이 입건됐다. 경찰은 이씨의 휴대전화 기록 등을 근거로 마약 판매처가 부유층 자제들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 역시 재력가 자제로 마약 전과가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며 개인 정보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의 장남 고(故) 최윤원 SK케미칼 전 회장의 외아들이다. 정씨는 정주영 현대 창업주의 손자다.

인천=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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