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취업률 90%에…청년층, 아베 4연임 찬성 53% 반대 3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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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의 청년층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최대 원군으로 떠올랐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아베의 4연임을 지지한다는 청년층 응답이 과반을 넘어섰다. 90%를 넘는 취업률 고공 행진과 전후 최장기 경기 호황에 힘입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아베의 자민당 총재직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로, 4연임 하면 2024년 9월로 연장된다.

전 연령 평균은 반대가 54% #아베 지지율 ‘청고노저’ 뚜렷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지난 22~24일 실시,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18~39세 청년층의 아베 4연임 지지율은 찬성 53%, 반대 31%로 조사됐다. 전 연령층(찬성 35%, 반대 54%) 조사 결과와 반대다. 50대 이상 연령층에선 반대가 60%대에 달했다. 청년층의 ‘아베 좋아요’ 현상은 산케이신문·FNN 공동 여론조사(지난 16~17일 실시)에서도 드러난다. 18~29세 남성의 4연임 찬성이 50%로 반대 42.9%를 앞질렀다. 전 연령대에선 찬성 31.1%, 반대가 59.3%였다.

아사히신문(지난 16~17일 실시) 결과도 경향성은 비슷했다. 아베 4연임 선호에 있어 ‘청고노저(청년층은 높고 노년층은 낮음)’가 뚜렷하다. 일본의 20·30대는 현재의 경제 호황을 높이 샀다. 닛케이의 지난해 8월 여론조사에선 ‘아베노믹스’를 평가한다는 응답이 전체(43%)보다 18~39세 청년층(60%)에서 높게 나타났다. 정치에 무관심한 일본 청년들에게 아베 총리와 자민당의 ‘경제일꾼’ 이미지 전략이 제대로 먹히고 있다는 의미다. 자민당의 한 간부가 닛케이에 “청년층의 투표율을 더 끌어올려 자민당의 지지를 두텁게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자민당 실세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 등 당의 유력 정치인들은 이미 아베 4연임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정권 2인자이자 자민당 2대 파벌을 이끄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도 동의하는 분위기다. 아소는 최근 젊은 정치인들과의 모임에서 “외교를 고려한다면 나는 다음도 아베여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재선에서 승리할 경우 2024년까지 미국과 밀월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얘기였다. 미·일 양국 간 무역 현안과 대북 문제 등 난제를 풀 수 있는 적임자는 아베 총리뿐이라는 것이다.

총재선거에서 아베와 두 차례나 맞붙었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의 당내 영향력이 줄어드는 등 자민당 내 ‘포스트 아베’ 시대를 이끌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아베 4연임 지지 분위기의 한 배경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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