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볼 유도 능력 압권, 롯데 톰슨 5.2이닝 5K 무실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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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를 씻어낸 호투였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제이크 톰슨(25·미국)이 성공적인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톰슨은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2피안타·5탈삼진·2사사구·무실점했다. 투구수는 82개(스트라이크 53개). 톰슨은 3-0으로 앞선 6회 2사 1루에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진명호와 교체됐다.

톰슨은 총액 90만 달러에 롯데와 계약했다. 201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로부터 2라운드에 지명된 톰슨은 큰 키(1m93㎝)에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유망주 출신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30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4.87. 하지만 톰슨에 대한 기대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들쭉날쭉한 제구 때문에 고전했다. 경기 전 만난 양상문 롯데 감독은 "전지훈련보다는 시범경기가 좋았다"며 "키포인트는 톰슨이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 변화구 비중이 높은데 직구를 잘 살린다면 슬라이더의 위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3회까지 톰슨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1회 박해민을 삼구삼진으로 잡아낸 데 이어 두 타자를 연속 땅볼로 잡아냈다. 2회에도 러프와 김동엽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강민호도 내야 뜬공으로 잡았다. 3회엔 선두타자 이학주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했다.

첫 고비는 4회였다. 2사 이후 삼성 4번타자 러프에게 2루타를 맞고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김동엽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았다. 5회에도 2사 이후 최영진에게 볼넷 하나를 줬지만 무실점했다. 6회에도 등판한 톰슨은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볼넷을 줬으나 땅볼 2개를 유도해냈다. 2사 1루를 이어받은 진명호가 2사 1루에서 러프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톰슨은 무실점으로 KBO리그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특히 땅볼 아웃을 9개(뜬공 3개)나 잡아냈다. 최고 무기인 슬라이더는 예리하게 휘었고, 투심패스트볼도 날카로운 무브먼트를 뽐냈다. 직구, 커브, 포크볼까지 모든 공이 효과적이었다.

톰슨과 맞선 삼성 선발 저스틴 헤일리도 나쁘진 않았다. 1,2회를 무실점으로 출발한 헤일리는 3회 집중타와 실책이 겹치면 3점을 내줬다. 하지만 4~6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저력을 보였다. 6이닝 6피안타 3실점. 특히 볼넷 1개만 내준 제구력도 인상적이었다.

부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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