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까지 쭉 아베 총리? 자민당에서 커지는 ‘아베 4연임론’

중앙일보

입력

"다른 사람으로 대신하기 어렵다면 (4연임도) 문제가 없다. 충분히 가능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의 4연임 가능성을 언급한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간사장의 12일 발언이 일본 정계를 흔들고 있다.

자민당 간사장 "대신할 사람 없다면 가능" #'포스트 아베'후보 인지도와 내공 떨어져 #주류 파벌들 "비주류 후임보다 아베 선호" #공산당 "아베 4연임론은 악몽" 견제 시작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달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당대회(전당대회)에서 총재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달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당대회(전당대회)에서 총재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마땅한 후임이 없다면 2021년 9월까지인 아베 총리의 임기를 2024년 9월까지로 한 번 더 연장할 수 있다는 게 발언의 요지다.

만약 실현된다면 아베 총리는 1년만에 단명한 1차 아베 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을 빼더라도
2012년 12월 재집권 이후 최대 12년을 연속으로 집권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총리 연속 재임 기록은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전 총리의 2798일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전 간사장을 꺾고 3연임에 성공했다. 세번째 3년간의 임기 중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 번 더~" 목소리가 당내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사진) 간사장 [연합뉴스]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사진) 간사장 [연합뉴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총무회장 등 당내 유력 인사들이 비슷한 언급을 한 뒤 니카이 간사장의 공개 언급이 다시 큰 불을 지폈다.

니카이 간사장은 2017년 당시 '2회 6년까지'로 제한됐던 총재 임기를 '3회 9년 까지'로 늘리는 당규 개정 작업을 주도하며 아베 총리에게 3연임의 길을 깔아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의 발언을 두고 정가에선 "7월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간사장직을 유지하기 위한 포석","아베 이후를 노리는 유력 후보들을 견제하기 위한 발언","임기 연장 가능성을 언급해 아베 총리의 임기말 레임덕(권력 누수현상)을 막으려는 의도"라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본내 정치 전문가들중엔 실제로 아베 총리의 4연임을 예상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다.

‘포스트 아베’에 도전하는 후보들 대부분이 대중 인지도나 정치적 내공에 있어서 "총리가 되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전 외상), 고노 다로(河野太郎)외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 가토 가쓰노부 총무회장 등 아베 총리와 가까운 잠재 후보들중엔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별로 없다.

아베 총리에 맞서온 비주류 인사들 가운데는 지난해 9월 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1대1로 대결했던 이시바 전 간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지난해 9월 20일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3연임에 성공한 아베 신조 총리와 경쟁자였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함께 인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9월 20일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3연임에 성공한 아베 신조 총리와 경쟁자였던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이 함께 인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아베 총리를 지원하고 있는 당내 유력 파벌들이 이시바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

파벌 연합으로 승부의 향배가 결정되는 자민당의 총재 선출 구조때문에 이시바의 총재 등극을 예상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아베 총리와 가까운 일본 언론사 고위 간부는 "아베 총리가 속해있는 당내 제1파벌 호소다(細田)파, 제2파벌인 아소(麻生)파, 5위 니카이(二階)파 등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파벌들 입장에선 대안이 없을 경우 아베 총리의 4연임 카드를 빼들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와의 쿠릴 열도 반환 협상,북한과의 납치 문제, 개헌 등에서 정치적 유산을 남기고 싶은 아베 총리로서도 세번째 임기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4연임의 유혹을 쉽게 뿌리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가 자신의 4연임을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산당을 비롯한 야당에선 “4연임론은 악몽”이라는 견제 발언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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