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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소득주도성장 사실상 실패. 시장활력 정책으로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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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전날 강하게 대치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청와대·국회의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7회 제4차 임시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7회 제4차 임시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원내대표는 “지난 두달 간 여당과 제1야당의 국회 보이콧 공조를 보면서 제3교섭단체 대표로서 절망감을 넘어 분노까지 느꼈다. ‘더불어한국당’이라는 말의 진면목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당은 실정이 있다면 야당에게 매맞을 각오를 하고, 제1야당은 건설적인 대안으로 국회운영에 협력해야 한다”며 전날 충돌한 양당에 자제를 촉구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 청와대 특별감찰반 블랙리스트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 비판 등을 거론하며 정부·여당을 공격했다. 그는 “‘만기청람’으로 내각과 여당을 꼭두각시 만드는 청와대부터 개혁해야 한다. 국정을 내각으로 넘기라”며 “청와대 특감반 기능을 축소하고 국내 정보수집기능을 없애야 한다. 또 공수처법 처리 요구에 앞서 특별감찰관부터 임명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야당시절) 그렇게 비판했던 낙하산 인사를 데칼코마니처럼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보신주의를 버려야 한다. 또 국회 인사청문 결과와 무관하게 사람을 임명할 수 없게 인사청문제도도 개선하자”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①이해충돌방지법 개정 ②선거제도 개편 ③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및 동결 등을 상반기 처리해야 할 개혁법안으로 꼽았다. 특히 선거법 개정과 관련해선 “비례대표를 폐지하는 한국당의 안은 위헌적‧반개혁적‧반민주적 억지안”이라면서도 “패스트 트랙이 최종적인 법안 의결절차가 아닌 만큼, 여야 합의처리를 위한 신속한 협상의 촉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이 “그럴 일이 아니다. 정신 차리라”고 외치자, 민주당 의원들이 “좀 들어봅시다”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최저임금 동결을 위한 노동계의 결단을 촉구한 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은 사실상 실패로 막을 내렸다”며 “국가가 주도하고 공공부문을 시험대로 삼는 이념 위주의 경제정책 말고 시장 활력을 제공하는 경제정책으로 바꾸자. 행정입법의 과감하고 유연한 해석‧적용으로 적극행정의 토대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4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임현동 기자

외교안보 분야에서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구축이라는 목표에 동의하고 박수를 보내지만, 절대 서둘러선 안 된다”며 “정부·여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해 상황을 판단하는 확증편향의 오류를 경계해야 한다. 보수세력 역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초당적인 협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으로 격렬히 충돌했던 민주당과 한국당은 김 원내대표의 연설은 대체로 차분히 경청했다. 연설이 끝난 직후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자리로 찾아와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건넸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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