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흰 커튼 속 비밀의 방···여기가 김정은 하노이 숙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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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머무는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22층 '더 프레지던셜 스위트'의 내부. 사진=백민정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머무는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22층 '더 프레지던셜 스위트'의 내부. 사진=백민정 기자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26일 베트남 하노이에 입성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는 숙소는 멜리아 호텔(Melia hotel).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호텔에는 이미 검색대가 설치됐고 북한 경호원들이 배치돼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김 위원장을 맞기 위해 경호가 크게 강화됐다.

문 앞엔 ‘The Presidential Suite 2201’

 지난 24일 정오께(현지시간) 이 호텔을 미리 찾았다. 이미 군인 7~8명이 호텔 정문과 화단, 분수대 등을 수색하고 있었다. 인부들이 호텔 로비 에스컬레이터를 점검하는 등 호텔 내부도 분주했다.

 멜리아 호텔은 북한 대사관과 가깝고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하노이 방문시 자주 묵는 숙소여서 김 위원장이 이곳에 머물 거란 전망이 처음부터 많았다.
이달 초 이 호텔을 예약해 이날 체크인을 한 뒤 호텔을 둘러봤다. 엘리베이터를 타니 가장 꼭대기층이 22층이다. 22층은 총 11개의 방이 있는데 가장 큰 방은 2201호였다. 이 방의 문 앞에 ‘The Presidential Suite 2201’라고 적혀 있었다.
 마침 룸 청소가 한창이었다. 이 방이 이번 주에 예약됐는지를 묻자 청소하던 직원은 “북한 고위 인사가 이 방에 묵는다는 호텔 측 지시를 받고 지금 청소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9~22층 객실이 모두 스위트룸인데 그 중에서도 2201호가 객실료가 가장 비싸고 이 호텔에서 가장 좋은 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201호는 22층 객실 2~3개를 합친 규모였다.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22층 '더 프레지던셜 스위트'의 내부. 사진=백민정 기자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22층 '더 프레지던셜 스위트'의 내부. 사진=백민정 기자

 2201호로 들어서자 하얀 커튼이 쳐진 커다란 원형 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커튼을 걷자 하노이 시내 전경이 한 눈에 펼쳐졌다. 방 오른쪽엔 비즈니스 업무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고, 창으로 에워싸인 응접실에는 3인용 소파와 원탁식탁, 대형 벽걸이TV, 간단한 바가 배치돼 있었다. 응접실을 지나 들어가니 가장 안쪽에 화장실이 딸린 침실이 있었다. 한 눈에 봐도 고급스러웠다.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22층 '더 프레지던셜 스위트'의 내부. 사진=백민정 기자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22층 '더 프레지던셜 스위트'의 내부. 사진=백민정 기자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22층 '더 프레지던셜 스위트'의 내부. 사진=백민정 기자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 22층 '더 프레지던셜 스위트'의 내부. 사진=백민정 기자

 멜리아 호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알려진 JW 메리어트 호텔과는 차로 30분 거리다. JW 메리어트 호텔이 하노이 서쪽 신도심에 위치해 있다면 멜리아 호텔은 동쪽 구도심에 자리잡고 있다. 북한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영빈관과 정상회담 장소로 알려진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과는 약 1㎞ 떨어져 있으며 차로 5분 거리다. 멜리아 호텔이 숙소인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정상회담장까지 더 가깝다.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에서 지난 24일 기술자들이 로비의 에스컬레이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백민정 기자

베트남 하노이의 멜리아 호텔에서 지난 24일 기술자들이 로비의 에스컬레이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백민정 기자

 김 위원장 의전을 챙겨온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17일 이후 메트로폴 호텔과 멜리아 호텔을 집중적으로 찾았다. 다음날인 18일엔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이 멜리아 호텔을 둘러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24일 밤 멜리아 호텔의 특이 징후는 더욱 분명해졌다. 객실로 올라가는 로비 엘리베이터 3곳 중 가운데에 저녁 한동안 바리케이드가 세워져 통제됐고, 오후 11시께엔 하노이 특수경찰 수십 명이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노이=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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