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아준 부모님 찾고 싶어요" 해외 입양된 정소라씨의 가족 찾기

중앙일보

입력

친부모 찾는 해외 입양아 정소라씨 사연 

지난달 7일 경기도 수원시의 공식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계정으로 사진 한장이 날라왔다. 배냇저고리를 입은 갓난아이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이었다.
"사진에 있는 아기를 기억하는 분이 있으면 연락 부탁드립니다."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수원시는 사진을 보낸 사람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사진인지 알고 싶다"는 답글을 보냈다.
사진을 보낸 사람은 미국 미시간주에 사는 정소라(43·미국명 Sarah Kim Sullivan)씨였다.

해외 입양아 정소라씨의 어릴 적 모습. 경기도 수원시 보육시설 경동원 출신으로 생후 4개월이던 1976년 12월에 미국으로 입양됐다. [사진 수원시]

해외 입양아 정소라씨의 어릴 적 모습. 경기도 수원시 보육시설 경동원 출신으로 생후 4개월이던 1976년 12월에 미국으로 입양됐다. [사진 수원시]

그녀는 자신을 "1976년 미국으로 입양된 새라"라고 소개하며 "내가 수원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친가족을 찾고 싶어서 사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1976년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보육시설 경동원에서 태어났다. 생후 4개월만인 1976년 12월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됐다고 한다.
그는 군인 출신 미국인 양아버지와 한국인 양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한국인 양어머니에게 한국어와 한글을 배워 읽고 쓸 줄도 안다.

하지만 어릴 적 양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양아버지 손에서 자랐다고 한다. 성인이 된 그는 10여년 전 미국인 남자친구와 결혼을 해 현재는 1남 1녀의 어머니다.

화재로 출생 정보 사라져 수원시에 도움 요청 

정소라씨가 수원시에 보내온 메시지. [사진 수원시]

정소라씨가 수원시에 보내온 메시지. [사진 수원시]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커졌다. 그래서 그는 몇 년 전부터 홀트아동복지회 등을 통해 자신의 입양기록을 찾았다.
입양 기록 속 이름은 정소라. 보육시설에서 지어준 이름인지 친부모님이 지어준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입양 기록을 통해 자신이 수원시에 있는 보육시설 경동원 출신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그러나 경동원은 1980년대 큰불이 나면서 관련 기록들이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정씨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경찰에 자신의 유전자(DNA) 정보도 등록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고민하던 그가 찾은 곳이 수원시다. 그는 수원시에 미국 이름인 '새라'가 아닌 한국 이름 '정소라'로 부모님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부모님이 지어준 이름이면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체적 특징으로는 오른쪽 입술 위에 점이 있다.

낳아준 부모님을 찾는 해외 입양인 정소라씨. [사진 수원시]

낳아준 부모님을 찾는 해외 입양인 정소라씨. [사진 수원시]

정씨는"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나를 낳아준 친어머니를 꼭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입양을 보낸 것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는다는 걸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시, SNS 통해 정소라씨부모 찾기

한편 수원시는 수원시 공식 SNS(블로그, 페이스북)를 통해 소라씨의 부모를 찾고 있다.
소라씨에 대한 정보는 수원시 공식 블로그(https://blog.naver.com/suwonloves/221460661742)·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suwonloves) 또는 수원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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