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없는 XX" 이학재 의원, 구의원에 폭언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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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 폭언 논란

자유한국당 이학재(55·인천 서구갑) 의원이 지역 주민 집회 현장에서 만난 구의원에게 폭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 서구의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인갑(30) 구의원은 17일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가 '싸가지 없는 OO'인가요?"라는 글을 올리고 "이 의원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정인갑 인천 서구의원 페이스북 [SNS 화면 캡처]

정인갑 인천 서구의원 페이스북 [SNS 화면 캡처]

정 구의원에 따르면 인천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는 지난 16일 인천 서구 청라 소각장 앞에서 '매립지 증설 반대와 소각장 폐쇄, 시티타워 착공 지연' 등 지역 현안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엔 이 의원과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서구갑 지역위원장, 이재현 서구청장 등도 참석했다.
정 구의원은 이날 집회에서 발언권을 얻어 무대에 올랐다.

지역 문제 해결 성토했더니 이 의원이 폭언  

그는 당시 "우리 서구에 '(지역 현안을) 책임지겠다, 해결하겠다'는 정치인은 없고 남 탓만 하는 정치인만 있다"며 "수도권 쓰레기매립지가 연장될 때 인천시장은 누구였고, 경기도지사는 누구였나. 환경부 장관은 어느 정부의 장관이었냐"고 성토했다고 한다.
또 "인천시 클린 서구환경 시민위원회 위원으로 첫 회의에 참석했을 때, 청라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분들이 포함되지 않아 위원 수를 확대하기로 논의했다. 앞으로 서구의 일꾼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했다.

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 [중앙포토]

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 [중앙포토]

그런데 집회가 끝난 뒤 이 의원이 다가와 '싸가지없는 OO', '어린 O의 OO, 가만 안 놔둔다'며 폭언을 했다는 것이다.
정 구의원은 자신의 SNS에 "'나이 어린 것이 죄일까', '국회의원은 기초의원을 함부로 대해도 되는 것일까'. 역할과 존재 이유를 고민하면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청라가 지역구는 아니지만 수도권매립지, 청라 소각장 등 산적한 환경문제는 서구 전체의 일이라고 생각해 (집회에) 참여했는데 무서운 말을 수차례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뭘 잘못한 것이냐"며 "젊은 사람을 일꾼으로 선출한 주민들이 '벙어리 구의원'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저는 세금으로 일하는 사람이고 '어린 O'이 아니라 55만 서구 주민을 위해 일하는 젊은 일꾼"이라고 썼다.

정 구의원 "이 의원, 공개사과 해야" 

정 구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주민 대표의 입장에서 할 말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집회가 끝난 뒤 이 의원이 갑자기 팔을 붙잡고 5분 정도 폭언을 해 황당했다"며 "오늘 오전 이 의원이 전화해 '기분이 언짢아서 그랬다. 이해해달라'며 사과하고 '글을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당시 폭언을 들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고 주변에서도 분노하고 있어서 이 의원이 공개적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글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이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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