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자유한국당이 김경수 경남지사 선고와 관련해 청와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인 데 대해 “왜 청와대 앞에 가서 대선불복이라는 망동을 하나”라며 “어제 한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경수 지사 재판은 재판이고, 한국당이 할 일은 따로 있지 않나”며 한국당의 청와대 시위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가 김경수 지사의 법정 구속 이후 공개석상에서 김 지사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한국당을 맹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법사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을 겨낭해 “현직 대통령의 수사를 촉구한다든가, 이런 일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감히 법사위원장이란 사람이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며 저는 통탄을 금할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엄중히 경고한다”며 “여러분들,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제가 당 대표가 되고 나서 단 한 번도 한국당에 대해 실망하지 않았는데 어제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대선불복을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여러분의 대통령을 했던 사람이 탄핵을 당했다. 탄핵 당한 사람의 세력들이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불복으로 대하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 “그런 자세를 버리고 국회에 임하라”며 “1월 국회도 응하지 않고 2월 국회에도 응하지 않고 무엇을 하겠다는 건가. 정당정치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이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비상원내대책회의에서 “댓글 조작으로 최대 수혜를 받은 이는 문재인 대통령인 만큼, 문 대통령이 지근거리에 있던 김경수 지사로부터 보고를 받았는지, 얼마나 알고 있었는지 말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김 지사를 법정 구속한 1심 법원 재판부를 공격하는 데 대해 “재판 불복을 넘어선 헌법 불복”이라며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재판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판사 개인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자라며 공격해 적폐 판사로 몰아가고, 정황 증거 운운하며 판결을 흔들어 판결 불복 프레임을 짜고 있다”며 “민주당의 이같은 시도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왔던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을 통째로 부정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러한 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일부 언론에서 대선불복 프레임을 얘기하는데 리는 대선불복이 아니다.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당 일각에서 제기한 특검 도입 주장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어떤 답을 내놓는지 기다려보겠다”며 “(특검 요구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이주민 서울 경찰청장이 송인배ㆍ백원우 청와대 비서관 등에 대해 제대로 수사했는지 조사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