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재판 하루 앞두고 변호인단 11명 모두 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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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중심에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뉴스1]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중심에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뉴스1]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변호인단 11명이 재판 하루를 남기고 모두 사임했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의 재판 진행에 반발한 ‘항의성’ 단체 사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30일로 예정된 임 전 차장의 정식 재판은 파행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 11명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에 전원 사임서를 제출했다.

변호인단의 한 관계자는 “사임계 제출은 맞지만, 이유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임 전 차장 측은 검찰 측 기록 검토가 덜 끝났다며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임 전 차장의 공소사실이 방대해 심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향후 주 4회 ‘강행군’ 재판을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단 내에서는 “변론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피고인의 방어권이 심각히 침해될 수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변호인단이 전원 사임한 만큼 30일로 예정된 임 전 차장의 첫 재판은 연기되거나 열리더라도 파행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임 전 차장의 재판은 같은 달 31일, 2월 7일, 11일, 12일, 13일 등 주 4회에 걸쳐 예정돼 있었다.

임 전 차장은 징용소송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소송을 둘러싼 ‘재판거래’ 의혹 등 30여개의 범죄사실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 지난 15일에는 전ㆍ현직 국회의원들 관련 재판 개입, 헌법재판소 매립지 관할 소송 개입 등 수사 과정에서 범죄사실을 추가로 확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추가 기소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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