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몇 달 전 바뀐 환경·교육·고용부 장관도 성적표 ‘미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청와대가 설 이후 개각을 예고한 가운데 교체될 장관들을 가늠할 수 있는 사실상의 ‘살생부’가 공개됐다.

‘장관 살생부’ 업무평가 결과 공개 #박상기 법무 2회 연속 낮은 평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22일 국무회의에서 지난해 부처별 업무평가 결과를 보고했다. 평가 대상은 43개 중앙행정기관(장관급 23개, 차관급 20개). 장관급 부처 중엔 교육·법무·환경·고용노동부가 최저 등급인 ‘미흡’ 그룹 판정을 받았다.

등급 배분 비율은 우수 30%, 보통 50%, 미흡 20%다. 여권에선 미흡 평가를 받은 장관은 교체 가능성이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5월 총리실이 실시한 부처별 사전평가에서 법무·국방·환경·여성가족부 등 4개 부처가 하위그룹으로 분류됐는데, 이 중 3개 부처 장관이 8월과 10월 개각에서 각각 교체됐다.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정현백 전 여가부 장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대상이었다. 이번에 미흡 그룹에 포함된 장관 중 유은혜 사회부총리(교육부), 이재갑 고용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의 경우 지난해 8월과 10월 개각에서 교체됐던 인사다.

법무부와 환경부는 지난해 5월에 이어 이번에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환경부에 대한 문 대통령의 평가는 매우 엄격하다. 재활용 쓰레기에 대한 미흡한 대처로 교체됐던 김은경 초대 장관에 이어 조명래 장관도 미세먼지 대책 미흡으로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이 많아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답답함을 속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참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정부가 손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고 평가했다.

2회 연속 낮은 평가를 받은 박상기 법무장관의 거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일자리·국정과제(65), 규제혁신(10), 정부혁신(10), 정책소통(10), 소통만족도(5), 지시이행(±3)으로 세분화된 평가 항목 중 가장 배점이 높은 국정과제 이행 부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치명적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법무부에 요구했던 국정과제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중점 추진 과제인 권력기관 개혁과 과거사 정리 등이다. 이는 ‘적폐청산’이라는 정부의 초기 과제의 핵심 요소와도 직결되는 분야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