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라마다호텔, 작년 스프링클러 감지기 고장으로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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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화재가 발생한 충남 천안시 서북구 라마다 앙코르호텔 내부가 15일 새카맣게 타 있다. 경찰은 이날 합동 감식을 벌여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선다. [연합뉴스]

1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화재가 발생한 충남 천안시 서북구 라마다 앙코르호텔 내부가 15일 새카맣게 타 있다. 경찰은 이날 합동 감식을 벌여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선다. [연합뉴스]

화재가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충남 천안의 라마다앙코르호텔이 지난해 안전점검에서 스프링클러 감지기 고장으로 적발돼 개선 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천안 서북소방서에 따르면 이 호텔은 지난해 7월 30일 ‘소방시설 설치 유지에 관한 법률’에 따른 종합 정밀점검에서 ‘스프링클러 A·B 감지기 미연동’으로 적발됐다.

스프링클러 감지기 미연동은 감지기가 연동되지 않아 화재 발생 시 스프링클러가 터지지 않는 것을 뜻한다.

관할 소방서는 최대 60일 이내에 스프링클러를 수리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치명령서를 발부, 이에 호텔 측은 바로 개선 조치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소방법에 따라 위탁점검을 했으며, 적발된 사항은 소방서 직원이 직접 나가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화재 당시 건물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점검이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한 소방관은 “정확한 것은 조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지하에서 불길이 꺼지지 않고 계속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으로 볼 때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 파악을 위해 형사팀 4명, 강력팀 20명, 지능팀 10명 등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꾸렸다.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한 조치다.

형사팀은 화재 진압 과정에서 숨진 채 발견된 호텔 시설관리팀 직원 김모(53)씨에 대한 정확한 사인 분석을, 강력팀은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처음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에서 화재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건축 및 소방 관련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천안 호텔 화재 사고의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건축 및 소방 관련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오후 4시 56분쯤 라마다 앙코르 호텔에서 불이 나 호텔 직원 김씨가 숨지고 소방대원 4명을 포함한 19명이 화상을 입거나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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