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세 자녀 이상 가구에 "자동차·식당·옷값 깎아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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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혜택이 더욱 많아진 프랑스의 새로운 '대가족 카드'견본 사진.

셋 이상의 자녀를 둔 프랑스 가정에 할인혜택이 쏟아진다. 그동안 프랑스 정부는 아이를 세 명 이상 둔 가정에 '대가족 카드'를 발급, 철도와 파리 지하철 이용 때 자녀 숫자에 따라 30~75%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출산을 장려하고 다자녀 가구의 살림살이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정도의 혜택으로는 원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15일부터 새 카드를 발급하면서 할인 대상 품목과 서비스를 대폭 늘렸다. 프랑스 정부는 140만 가구의 약 700만 명이 새 '대가족 카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새 카드는 철도 외에 가전제품.식당.놀이공원.자동차.옷.박물관.호텔.이사.학교보충수업 등 다양한 품목과 서비스를 할인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를 위해 프랑스 정부는 대기업 22곳과 할인서비스 제공 계약을 했었다. 이들 파트너 기업은 '대가족 카드'라벨을 매장에 붙여 카드 소지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렌터카 회사인 에이비스는 단기간 차를 빌려 타는'대가족 카드'소지자에게 정상 가격의 5~15%를 깎아준다. 대형 할인점 오샹은 셋째 이후 아이의 육아용품을 살 경우 10% 할인해 준다. 호텔체인 노보텔은 한 번에 두 개 이상의 방을 예약할 경우 두 번째 방부터 50% 할인혜택을 주고 16세 이하의 자녀에 대해서는 아침을 공짜로 준다. 새 카드는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 지급돼 각각 다른 곳에서 동시에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프랑스 가족단체연합(UNAF)의 로랑 클레브노 사무차장은 "새 대가족 카드는 할인대상 품목이 크게 늘어 이용자들이 거의 매일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환영했다. 프랑스의 대가족카드는 1921년 처음 도입됐다. 출산율이 유럽에서 바닥권을 헤매던 당시 출산을 장려하는 다른 정책들과 함께 나왔다. 한때 유럽에서 꼴찌였던 프랑스의 출산율은 정부의 적극적인 출산장려 정책에 힘입어 2005년에는 유럽연합(EU) 국가 중 아일랜드(출산율 1.99)에 이어 2위(1.94)를 기록했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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