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구조 바뀌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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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노사분규·임금인상·원화절상·통상마찰 등에 대처하기 위한 국내 산업의 구조조정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리고 있다. 중화학·첨단산업분야의 공장자동화 투자가 전체투자를 주도하는가 하면, 섬유·신발 등 경공업쪽에서는 공장의 해외이전이 활발하고, 수출보다 내수에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22일 산은이 조사해 발표한 올해 민간기업의 설비투자동향에 따르면 경공업 분야의 투자는 지난해 대비 0.6% 줄어드는 반면, 중화학분야의 설비투자가 34.5%나 늘어, 전체적으로 올해 민간기업전체의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23.6%나 늘어난 총 19조1천1백26억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설비투자 증가율은 88년의 l6.5%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그 내용을 보면 ▲전체 투자 중 수출을 겨냥한 투자비중이 39.2%에 불과한 반면(87년 48.7%) 내수확대를 위한 투자비중이 60.8%에 이르고 있고 ▲첨단·소재산업에서의 투자비중이 전체의 56.9%를 차지하고 있는가 하면 (85년 46.4%) ▲자동화·생력화 투자비중이 5.3%로 87년의 3.5%에 비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임금 등으로 인해 국내투자로는 해결이 어려운 섬유·신발 등 노동집약적인 경공업분야의 「해외탈출」 현상이 두드러져, 87년말 5백34건 9억6천6백만달러였던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는 88년말 6백68건 11억1천9백만달러, 올해 3월말 7백22건 11억3친6백만달러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섬유와 신발업종의 해외이전이 특히 두드러져 상공부는 최근 이들 업종의 제살깎아먹기식과당 해외이전경쟁을 규제하는 조치까지 마련하는 사태를 빚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들어 신규 창업투자를 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전자·정밀·기계 등, 고부가 가치산업에 치중되고 있어 국내 산업계에서 일고 있는 구조조정작업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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