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환호 받은 나경원 "카풀 반대아냐" 급 해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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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 두번째)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풀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4일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순서가 끝난 뒤 따로 시간을 내 카풀 관련 해명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일방적으로 카풀을 시작한 데 문제가 있어 상생형 카풀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우리 당에서 카풀 자체를 반대한다고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가 갑자기 해명에 나선 건 지난 20일 택시기사 집회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는 당시 집회에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두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은 “옳소”를 외치며 환호성을 보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TF 위원장이 단상에 올라서자 야유와 욕설이 쏟아졌던 것과 대비되며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 한국당이 카풀 전면 반대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당시 한국당은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나서 ‘문진국 의원안’을 대안으로 소개했지만 나 원내대표 발언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출신인 문진국 의원은 지난 1월 유상 카풀 등이 허용되는 출·퇴근 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까지,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한정하고 토·일·공휴일은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카카오 카풀 반대 3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말바꾸기’라며 공세를 벌였다. 이석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시기와 미움은 치매를 불러오나? 2015년 박근혜때 여객자동차 운송사업법에 예외조항 넣어
자기들이 카풀 허용한걸 벌써 잊다니! 여권의 수습노력에 재뿌리고 한국당이 택시기사들에 대정부 투쟁 선동! 순식간에 얼굴 바꾸는 중국 변검술 보는듯!”

강병원 원내대변인도 “2015년 당시의 결정에 대해서는 해명 한 마디 없이 집회에서 목소리를 드높혔다.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까지 막아서며 눈앞의 인기를 쫓는 작태는 포퓰리즘 정치의 진수”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대안도 제시했고 입장을 바꾼 것도 없는데 정치공세를 하니 바로 잡기 위해 따로 해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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