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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한국 대출 이자는 22%, 미국서는 7.8%… 렌딧이 P2P를 임팩트라 부르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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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미래, 임기응변식 비즈니스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습니다. 중요한 순간 깊이에서 차이가 드러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에 깊이를 더하려면 장기적 관점의 철학이 필요합니다. ‘일의 미래’을 이야기하는 지식 플랫폼 폴인(fol:in)에서는 확고한 철학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임팩트 비즈니스에 주목했습니다. 12월, 폴인에서 준비한 컨퍼런스 <임팩트 : 진짜 강한 비즈니스에는 철학이 필요하다>의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④ “신용평가 잘해서 서민 이자 700억원 아껴주면 그게 임팩트” 렌딧 김성준 대표이사 인터뷰

지난 11월, P2P 금융사인 ‘렌딧’은 4곳의 투자사로부터 총 70억원을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투자사 중에는 옐로우독과 같은 임팩트 투자사도 있었다. 흔히 대부업체로 인식되는 P2P 금융사가 어떻게 임팩트 투자를 받은 것일까. 이에 대해 옐로우독의 제현주 대표는 “렌딧이 연간 1조원의 중금리대출을 집행하게 되면 한 해에 15만 명의 서민이 700억원의 이자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P2P 금융이란 온라인에서 대출과 투자를 중개하는 핀테크 서비스를 말한다. 대출자의 신용정보를 분석해 적정 금리를 책정하고 투자자를 모아 대출을 성사시키는 것이 P2P 금융사가 하는 일이다. 문제는 ‘적정 금리 책정’이다.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저신용자에게 높은 금리를 책정해 대출을 집행하면 ‘고금리-고위험 상품’이 탄생한다. 대출자는 금리에 허덕이고, 제때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투자자가 피해를 본다. 일부 P2P 금융사가 비판받는 이유다.

그러나 제현주 대표의 말처럼 기업의 역량에 따라 ‘부채 절감’이라는 소셜 임팩트를 창출할 수도 있다. 흔히 제1 금융권이라 부르는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금리는 4~5%대로 형성돼 있다. 반면 제2 금융권의 금리는 20% 이상으로 차이가 크다. 은행에서 대출을 거부당하면 상환 능력을 갖춘 사람도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 P2P 금융사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중신용자에게 중금리 대출을 중개하면 고객은 이자를 아껴 부채를 줄일 수 있다. P2P 대출이 사회적 가치를 만들 수 있는 지점이다.

다시 적정 금리 책정이라는 문제로 돌아온다. 정확한 신용평가가 이루어져야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가 만족하는 금리를 책정할 수 있다. P2P 금융이 기술기반 비즈니스라 불리는 이유다. 렌딧의 김성준 대표이사는 “P2P 금융이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고도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통해 보다 정확한 신용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김 대표와 만나 P2P 금융이 만들 수 있는 사회적 가치와 실현 가능성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다. 김 대표는 19일 서울 종로 스페이시즈(SPACES) 그랑 서울에서 열리는 <임팩트 : 진짜 강한 비즈니스에는 철학이 필요하다>에 연사로 나서 렌딧이 만들어 낸 측정 가능하고 가시적인 소셜 임팩트를 이야기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렌딧 김성준 대표이사. 사진 김대원 에디터

렌딧 김성준 대표이사. 사진 김대원 에디터

렌딧은 어떤 회사인가
렌딧은 온라인에서 대출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금융 플랫폼이다. 모든 활동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프라인 금융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 결과 대출자에게는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를, 투자자에게는 일반 예·적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금리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4.5% 에서 19.9% 까지 다양하다. 평균 금리는 11% 정도. 일반적으로 은행 대출 금리가 5%, 카드사 대출이 16.5%, 저축은행과 같은 곳은 20%가 넘는데 렌딧은 은행과 카드사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중금리 대출을 담당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렌딧을 검색하니 대부업체에 관한 경고 메시지가 나온다. 렌딧도 대부업체로 봐야 하나
렌딧은 현행법상 대출을 제공하기 위해 대부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그러나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은 취급하지 않는다. 대부업체에 관한 부정적 인식은 높은 금리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 또, 많은 사람이 P2P 대출을 저신용자를 위한 대출로 오해하는데, 사실은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이다. P2P 금융의 본질은 정확한 신용평가로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 안정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다. 서비스가 본질에 다가갈수록 오해도 줄어들 것이다.
중신용자에게 대출하는 것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한 것이 아닌가
투자자는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물론 이것도 100%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중위험 중수익의 투자 채널로 봐야 한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서비스 오픈 초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수료와 예상하는 부도율을 제외하면 세전 7% 이상의 수익을 낸다. P2P 금융에서 10%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에 가깝다. 
어떤 계기로 렌딧을 창업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미국에서 4년 정도 온라인 커머스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돈이 필요해 한국에 대출을 받으러 온 적이 있다. 은행에 가서 3000만원 정도 대출신청을 했다가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다. 해외에 있는 동안 신용등급이 6등급까지 떨어진 것이다. 당시 은행을 제외한 선택지는 저축은행밖에 없었다. 그곳에서는 1500만원을 대출해주는 대신 22%의 이자를 요구했다. 15% 이상 금리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며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마트폰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P2P 금융사에 대출신청을 했다. 7.8%의 금리로 3000만원 전액 대출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2014년 12월에 있었던 일이다. 한국에도 나같이 중금리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많겠다는 생각에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와 3개월만에 렌딧을 창업했다.
처음부터 사회적 미션을 가지고 창업한 건가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비즈니스가 고도화되면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임팩트를 만들어낼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어떤 임팩트를 만들었나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렌딧에서 중금리로 대환대출을 받았다. 대환대출은 더 낮은 금리로 대출상품을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렌딧의 전체 대출 중 54% 정도가 대환대출에 해당한다. 제2금융권에서 20% 금리로 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11%대의 금리로 다시 대출을 받으면서 9%p가량 이자를 절약했다. 액수로 따지면 약 100억원의 이자를 아끼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식으로 서민의 부채를 줄여주는 것이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가시적이고 측정 가능한 임팩트다.
정확한 신용평가와 적정 금리 책정을 강조하는데, 신뢰할 수 있는 것인가
기존 금융사와의 차이를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일반적으로 금융사는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현재 두 사람의 신용등급이 같으면 동일한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4등급이어도 누군가는 지난 1년 사이 신용등급이 1등급에서 4등급으로 낮아졌을 수 있고, 누군가는 6등급에서 4등급으로 좋아졌을 수 있다. 우리는 지난 1년 동안의 금융 생활 패턴을 분석해 신용평가를 한다. 따라서 보다 정확한 금리 책정이 가능하다.
분석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인가
빅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머신러닝이 필수적이다. 알파고를 떠올리면 쉽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바둑 실력이 느는 것처럼 머신러닝 기반 서비스는 데이터의 양에 비례해 알고리즘이 고도화된다. 1년 치 데이터를 분석하는 우리가 더 정확한 신용평가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3년 9개월 동안 우리가 예상한 연체율의 수준이 꾸준하게 유지되는 것을 보더라도 이 방법이 실효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렌딧 김성준 대표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팀 [사진 렌딧]

렌딧 김성준 대표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팀 [사진 렌딧]

어떤 목표와 계획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100명의 사람에게는 100가지 금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기술혁신으로 1에서 10으로 나누어 놓은 지금의 계단식 금리를 벗어나 개인에게 꼭 맞는, 신용 수준에 따른 완만한 금리 곡선을 만들고 싶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아무래도 큰돈이 오가는 산업이다 보니 P2P 금융이 여러 면에서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내고 있다. 새로운 산업이 왜곡된 방향으로 성장할 수도 있고, 인식이 잘못 퍼질 수도 있기 때문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나는 P2P 금융이 ‘기술혁신을 통한 적정 금리 책정’이라는 본질에 다가갈 때,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이야기할 것이다.

김성준 대표는 19일 서울 종로 스페이시즈(SPACES) 그랑 서울에서 열리는 폴인(fol:in)의 컨퍼런스 <임팩트 : 진짜 강한 비즈니스에는 철학이 필요하다>에서 P2P 금융으로 만들어 낸 소셜 임팩트의 사례를 이야기할 예정이다. 입장권은 폴인 사이트(folin.co)에서 구매할 수 있다.

김대원 에디터 kim.dae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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