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 아파트에서 단둘이 살던 母子 9층서 몸 던진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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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한번만 더' 동상. [중앙포토]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한번만 더' 동상. [중앙포토]

"살기 힘들다. 미안하다."

68세 어머니, 39세 막내아들 동반자살 #"살기 힘들다. 미안하다" 한줄 유서 남겨 #경찰 "생활고 비관해 극단적 선택" 추정

최근 전북 전주의 한 아파트에서 몸을 던진 모자(母子)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 내용이다.

27일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쯤 전주시 완산구 한 아파트 화단에서 어머니와 아들인 A씨(68)와 B씨(39)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아파트 9층에 단둘이 살던 두 사람은 이날 베란다에서 동시에 뛰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과 119구급대는 "아파트 바닥에 두 사람이 숨져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모자는 이미 숨진 뒤였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10평(33㎡)도 채 안 되는 아파트에 상당 기간 단둘이 살았다. 방 하나에 거실 하나인 작은 집이었다. '한 줄짜리 유서'는 방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누가 작성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B씨는 A씨의 2남 1녀 중 막내아들이었다. 미혼인 B씨는 최근까지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어렵게 살았다"면서도 "기초생활수급자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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