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총여학생회, 총투표 끝에 폐지…서울 대학가 ‘총여 전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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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가 학부 재학생을 대상으로 총여학생회 폐지를 안건으로 한 투표를 진행한 21일 서울 중구 교내 경영관에서 열린 여학생총회에서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동국대는 서울 소재 대학 가운데 총여학생회가 존재하는 사실상 유일한 학교다. [연합뉴스]

동국대가 학부 재학생을 대상으로 총여학생회 폐지를 안건으로 한 투표를 진행한 21일 서울 중구 교내 경영관에서 열린 여학생총회에서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동국대는 서울 소재 대학 가운데 총여학생회가 존재하는 사실상 유일한 학교다. [연합뉴스]

동국대학교 총여학생회 폐지된다.

22일 학내 언론 ‘동대신문’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까지 사흘간 치러진 학생 총투표 결과, 실 투표 7036표 중 찬성 5343표(75.94%), 반대 1574표(22.37%), 무효 119표(1.69%)로 총여 폐지가 가결됐다.

투표는 총대의원회가 주도했다. 이들은 지난 5일 대학생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총여학생회 폐지 안건’ 발의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을 받았다. 총투표 실시 기준(500명)을 넘는 530명이 참여했다.

그러나 이튿날 ‘온라인 서명은 대리서명이나 위조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제기를 수렴해 오프라인 서명으로 전환했다. 15일까지 서명을 받은 결과 총학생회 정회원 710명이 총여학생회 폐지 안건을 요구해 총투표를 시행하게 됐다.

앞서 총여학생회는 전날인 21일 교내 경영관에서 열린 총회에서 폐지에 반대하는 ‘총여학생회의 자주성에 관한 안’을 의결했다. 이날 참석한 회원 200명은 “학내에 아직 성차별이 만연하고, 총여학생회가 성평등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만큼 총투표로 폐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총여학생회는 이번 투표 결과를 두고 조만간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다. 이는 총학생회 정회원 300명이 연서명에 참여할 시 가능하다.

동국대의 총여학생회 폐지 결정으로 서울 대학가에서 총여학생회는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연세대에서는 지난 6월 총여 재개편이 총투표로 결정됐고 9월에는 총여학생회장이 사퇴했다. 한양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은 총여학생회가 명목상 존재하지만 장기간 공석인 상태다. 성균관대는 지난달 학생 투표로 총여학생회 폐지를 결정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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