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박스 1개 사면 조손가정에 1개 기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SK브로드밴드에서 20일 출시한 ‘써니박스’. 오르골과 목도리 뜨개질 도구 등이 담겨 있다.

SK브로드밴드에서 20일 출시한 ‘써니박스’. 오르골과 목도리 뜨개질 도구 등이 담겨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박스’ 비즈니스가 진화하고 있다. 기존엔 의외성 위주였다면 진화한 박스엔 사회공헌의 의미까지 담겼다.

SK브로드밴드, 기부형 ‘써니박스’ #내용물 매번 바뀌어 호기심 자극

SK브로드밴드는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에서 기부를 결합한 취미 구독형 상품 ‘써니박스’를 출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써니박스에는 다양한 취미 활동을 위한 여러가지 물품이 담긴다. 소비자가 구매하면 옥수수가 동일한 상품이 담긴 박스를 누군가에게 선물하는 방식이다. 박스 안에 담기는 상품과 기부처는 매번 바뀐다.

다음달 12일까지 판매되는 첫번째 써니박스 ‘메리 크리키트’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오르골과 목도리 뜨개질 도구, 간식류, 옥수수 포인트 쿠폰을 담았다. 고객이 박스를 사면 옥수수가 동일한 물품이 담긴 박스를 ‘굿네이버스’에 보내 조손가정 아동에게 전달한다. 옥수수에서는 뜨개질 방법 등을 담은 ‘튜토리얼’ 동영상도 볼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박스 안 내용물에 대한 궁금증을 기반으로 한 기존 기업들의 마케팅 기법을 한 단계 발전시켜 내가 산 박스를 내가 모르는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한다는 기부의 영역으로 확장시켰다”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상품 내용물과 기부처를 바꿔 정기 구독을 하는 상품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품을 담은 박스를 활용한 마케팅 방식을 국내에 널린 알린 것은 애플이다. 2013년 초 서울 명동과 강남 일대 애플 판매점에서 한정판 ‘럭키백’ 이벤트를 실시해 화제를 모았다. 3만원에 살 수 있는 박스 안에는 맥북에어에서부터 아이패드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애플 제품이 담겨있어 밤새 줄을 서는 사람까지 생겼었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완구 럭키박스’ 행사를 진행했다. 3만원부터 최대 8만원 상당의 장남감 3~6개를 무작위로 담아 9900원에 판매했다. 행사 시작 4일 만에 준비한 수량이 모두 소진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어떤 물건이 들어있을지 모른다는 호기심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끄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