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살아난 삼성화재, 라이벌 현대캐피탈 잡았다

중앙일보

입력

13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삼성화재 선수들. [뉴스1]

13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는 삼성화재 선수들. [뉴스1]

'삼성스러운' 배구가 드디어 나왔다.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라이벌 현대캐피탈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19 V리그 현대캐피탈과 2라운드 대결에서 3-2(23-25, 15-25, 25-18, 25-23, 15-13) 역전승을 거뒀다. 2연승을 달린 삼성화재는 시즌 5승(4패, 승점 13)을 따냈다. 지난달 20일 첫 대결에서 현대캐피탈에게 1-3 패배를 당했던 삼성화재는 설욕에 성공했다. 두 팀간의 V클래식 통산 전적은 52승 33패(삼성화재 우세)가 됐다. 타이스 덜 호스트는 양팀 통틀어 최다인 31점을 올렸고, 박철우도 15점으로 뒤를 받쳤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에 졌지만 승점 1점을 보태 2위로 뛰어올랐다. [연합뉴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에 졌지만 승점 1점을 보태 2위로 뛰어올랐다. [연합뉴스]

현대캐피탈(6승2패, 승점 17)은 지긴 했지만 승점 1점을 얻어 OK저축은행(6승2패, 승점 17)을 세트 득실 차로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선두 대한항공(6승2패, 승점 18)과는 1점 차.

현대캐피탈의 강점은 서브, 삼성화재의 강점은 탄탄한 조직력이다. 지난 1차전에선 현대캐피탈의 서브는 빛났고, 삼성화재의 조직력은 무너졌다. 현대는 파다르가 5개, 이원중이 3개를 기록하는 등 서브득점 13개를 몰아쳤다. 반면 삼성화재는 세트당 6.75개의 범실을 기록하면서 자멸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1세트는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11-10으로 앞서던 삼성화재는 범실이 연이어 나오면서 자멸했다. 1세트에서 기록한 범실이 무려 10개. 2세트는 신영석의 서브 때 현대캐피탈이 일찌감치 5-0을 만들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삼성화재는 황동일, 이강원, 고준용, 김나운 등 벤치 멤버들을 기용했다.

3세트부터 삼성화재 선수들의 투지와 안정감이 살아났다. 리베로 김강녕의 역할이 컸다. 김강녕은 부용찬(OK저축은행)이 이적하면서 올 시즌 주전으로 도약했으나 1라운드에서 부진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선 현대캐피탈의 강서브를 착실하게 받아냈다. 8-1로 앞서다 9-6까지 추격을 허용했던 삼성화재는 김형진과 정준혁의 연속 블로킹으로 달아나며 승리했다.

삼성화재 리베로 김강녕. [사진 한국배구연맹]

삼성화재 리베로 김강녕. [사진 한국배구연맹]

4세트에서도 김강녕의 리시브 이후 타이스가 착실하게 득점을 올려 앞서나갔다. 고준용은 수비에서, 김나운은 서브와 블로킹으로 기여했다. 현대캐피탈은 이시우, 문성민, 파다르의 서브 득점으로 23-23까지 만들었으나 파다르의 서브 범실 이후 전광인의 공격이 박철우에게 막히면서 4세트를 내줬다. 긴 랠리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친 게 삼성화재의 승인이었다.

마지막 5세트는 삼성화재 미들블로커 박상하가 빛났다. 4세트까지 무득점에 그쳤던 박상하는 5세트에서만 블로킹 2개를 잡아냈다. 13-11에서 공격 범실을 저지른 타이스는 이후 두 개의 공격을 연이어 성공시켜 경기를 마무리했다. 삼성은 2~5세트에선 범실 14개만 기록하는 '짠물배구'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잡는 데 성공했다. 김강녕은 "그동안 부담이 컸다. 그래도 감독님이 항상 믿어주셔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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