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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자 「작품전」여는 황미자 수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장애자들의 작품은 어딘가 성치 못하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가 봐요. 그동안 저희 교육원생들의 갈고 닦은 솜씨를 선보일 겸해서 바자를 연적이 있는데 장애자들이 그렇게 훌륭한 수 공예품을 만들 수 있냐며 놀라는 사람이 많더군요.』
지난 87년9월부터 무료 지도해 온 70명의 언어·지체장애자들을 취업시켜 사회로 내보내면서 졸업 작품전(24∼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전시실)을 여는 인천 노틀담 장애자 교육원 황명자 원장 수녀(47)·장애자들은 정상인처럼 빨리 많은 작품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결코 소홀한 구석없이 꼼꼼하게 마무리한다. 황 원장은 칠보공예·금속공예·편물·자수 등 1백여 점의 이번 전시작품들을 보면 장애자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게 될 것이라며 자신있는 표정이다.
아무리 애써도 몸이 말을 듣지 않는 바람에 지도교사와 장애자들이 함께 울며 안타까와하는 경우도 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 교육보다 더 어려운 점은 필리 재활.
다른 사람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과 거부감 때문에 지도교사나 수녀들에게도 느닷없는 적대감을 보이는가 하면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팔·다리를 잃은 중도 장애자들은 이미 잘려나가 없는 손발까지 아프다고 호소하는 등 재활의지는커녕 자신이 처한 현실조차 인정하지 않는 예가 흔하다는 이야기다.
정상인도 어느 순간에 별안간 장애자가 될는지 알 수 없다는 자각과 함께「나누는 마음」이 차츰 번지고 있어 든든하다며 황 수녀는 활짝 웃었다.<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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