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독일 암센터에서 스카우트, 이민도 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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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독일 암센터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고 이민을 결심한 사연을 공개했다.

이 교수는 10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 외상외과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공개했다.

그는 “외상외과 의사가 되기 전에 독일에 살 뻔했다”며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계시는 분이 주임교수님과 프로젝트를 같이 했다. 그때 내가 미세수술을 잘했다. 나를 잘 봐주셔서 독일 암센터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독일 이민까지 생각해 집까지 알아보고, 차 대신 오토바이를 타려고 결심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월급이 얼마다’ 등 구체적인 논의까지 진행됐다. 머리도 기르려고 했다"고 밝혔다. 유희열이 “머리는 왜 기르려고 했나”고 묻자 이 교수는 “TV에서 독일에 사는 선배 의사가 나왔는데 머리를 길러서 묶고 있더라. 나도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IMF 땐 의사들도 취업이 잘 안 됐다. 중동 쪽 병원도 알아본 적 있지만, 라마단 때문에 무산됐다. 그러다가 모교에서 외상외과 제안을 받아 이곳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MC 유희열은 “한국 입장에서는 얼마나 다행인가? 역사가 바뀔 뻔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국종 교수는 외상센터의 열악한 환경, 그리고 자신의 신념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는 헬기에 대해 “300여 차례 비행 중 43%가 야간 비행이지만 닥터 헬기 야간 운항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소방 헬기는 야간 운영이 가능해서 소방 헬기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야간 운행 금지가 법으로 정해져 있냐는 다니엘의 질문에 이국종 교수는 “그런 법이 어딨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답답해하니까 보건복지부 관료로 있는 지인이 서류를 보여주셨다”라며 ”1991년 1992년 헬기 이용 응급 중화자 이송 관련 회의록이었다. 지금이랑 똑같더라”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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