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기KT배왕위전'
<8강전 하이라이트>
○ . 박영훈 9단 ● . 서무상 6단
장면1(104~110)=백△로 대마를 완생시켜 후환을 없애자 서무상 6단은 지체 없이 흑▲로 좌변을 키운다. 이때를 기다려 박영훈 9단은 104로 뿌리째 움직이기 시작했다. 옥쇄를 각오한 승부수다. 승산은 희박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누울 곳도 찾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105, 비빌 언덕을 주지 않는 서무상의 응수가 실로 냉정하다. 106에는 107로 근거를 뺏는다. 밖으로 내모는 소리 없는 최강수. 어디까지 달아날 수 있는지 한번 달아나 보라고 한다.
타개의 달인으로 소문난 박영훈이지만 숨이 탁 막혀 온다. 날개가 없는 한 이 칙칙하고 깊숙한 흑진을 벗어날 길은 없어 보인다. 고심하고 또 고심하다가 110으로 어정쩡하게 두었다.
장면2(111~117)=결과는 허무했다. 113으로 밭전자의 가운데를 째자 간단히 허리가 끊겼다. 117까지 꼬리만 살았을 뿐 몸통은 잡혔다. 승부는 이것으로 결정되었다. 세계대회 우승자 박영훈이 무명 기사 서무상에게 패배해 탈락하고 만 것이다. 161수 끝, 흑 불계승.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