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촬 판 뒤 돈받고 삭제···양진호, 웹하드 카르텔 핵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연합뉴스TV]

[사진 연합뉴스TV]

온라인 콘텐트 유통 업체의 전직 개발자 A씨는 6일 "클릭 수 압도는 음란물"이라고 말했다.

이 업계에서 7년 정도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A씨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음란물은 일반적인 영화·드라마보다 다운로드되는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신 마블 영화가 개봉했을 때 하루 50~70건 정도 다운로드된다고 하면 음란물은 거의 1~2만 건 다운로드된다"며 "몰래카메라에 의해 불법촬영된 영상물이나 개인 PC·휴대전화 등에서 유출된 영상들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런 불법 음란물이 (전체 유통되는 양 중) 90% 이상 된다"며 "나머지 10% 영상은 일본에서 수입된 영상들이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국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를 언급하면서는 "위디스크는 규모가 큰 회사기 때문에 필터링 업체를 두면서 (불법 영상을) 걸러내는 듯했으나 그건 다 '시늉'이었다"며 "(웹하드 업체와 필터링 업체가) 801호, 802호 바로 옆 사무실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양 회장이 불법촬영 영상을 포함한 각종 영상물을 웹하드를 통해 유통하고, 이를 돈 받고 삭제해주는 이른바 '웹하드 카르텔'의 정점에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얘기다.

그는 언론에 제보한 이유에 대해선 "딸이 올해 8살 됐는데 딸에게 '아빠가 야동 팔아서 돈 벌었다'는 얘기를 못 하겠다고 느꼈다"며 "지금은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짓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관련 업무를 하면서 자괴감을 많이 느끼고 괴로워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웹하드 카르텔'이란 
각종 영상물 등 자료 유통 플랫폼인 웹하드 업체와 방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헤비 업로더, 불법자료를 거르고 삭제하는 필터링 업체와 디지털장의업체 등이 한통속이 돼 음란물을 비롯한 불법 영상자료를 조직적으로 담합해 유통하고 삭제하는 것을 일컫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