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이선권 평소 농담 즐기는 사람?…국민 알기를 바보 취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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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전 의원. [사진 페이스북 캡처]

전여옥 전 의원. [사진 페이스북 캡처]

전여옥 전 의원이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조평통)위원장의 발언과 정부의 대처에 대해 “미국이나 일본에 대해서는 그렇게 ‘자주’니 ‘독립’이니 ‘평등’을 찾으면서 나라도 아닌 ‘특수관계’인 북한에 대해서는 이렇게 굴종적이고 비굴할 정도로 꼼짝 못하는 것이냐”고 물으며 “한 마디로 이 나라 국민의 인격을 뭉개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전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엇보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은 ‘자존감’내지 ‘자주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우리 정부 태도”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전 전 의원은 먼저 “이선권의 ‘언어폭력’에 우리 정부 대처가 한심 그 자체”라며 “이선권이 평소 농담을 즐기는 사람이라며 요샛말로 쉴드를 친다. 이 정도면 눈치코치도 없을 뿐 아니라, 국민 알기를 바보취급 하는 변명”이라 비난했다.

그는 또 “손님한테 ‘밥이 목구녕(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하면 누구나 그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설 것”이라며 “어디 얻어먹을 데가 없어서 그런 막말을 듣고 꾸역꾸역 밥을 먹느냐?”고 되물었다. 또 “그런데 이선권이 농담을 좋아해서 그렇다? 농담 한 번 더 했다가는 작심하고 사람 패겠다”며 “그러면 이 자존심 없는 정부는 또 ‘농담’이라고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 전 의원은 그러면서 “그래도 한 핏줄이라는 생각에서 어떻게 해서든 품어 안으려 하는데, 고개 숙이고 통사정해도 모자랄 텐데 마치 ‘맡긴 돈 왜 안 주는 거야?’하고 빚독촉하는 동네 조폭과 다를 것이 없다”며 “그런데도 이선권이 농담을 좋아해서라고요? 우리 정부가 이러니까 이선권이 깔보고 그런 막말에 폭언을 일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전 의원은 “‘북한과는 특수관계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궤변”이라고 언급하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대북대처를 보니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어 “매우 은밀하고 긴밀한 그러나 드러낼 수 없는 무엇이 있는 관계, 우리가 그런 관계를 ‘특수관계’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특별한 관계’인 것”이라며 “바로 그 점을 은근슬쩍 드러낸 것이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9일 이선권 조평동 위원장은 평양정상회담을 수행한 남측 기업 총수들에게 대뜸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의 대북제재에 막혀 남북 경협 속도가 기대보다 느린 데 대한 불만을 이런 식으로 표출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 위원장의 독특한 화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선권이 비유에 능하고 평소 농담을 즐기는 사람이다. 발언이 무례해 보여도 정황상 (총수들이) 기분 나쁘게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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