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전처 살인 피해자 유족에 1억 구조금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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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전 남편에게 살해당한 ‘강서구 전처 살인 사건’과 관련, 피해자 딸들에게 약 1억원의 유족구조금이 지급됐다.

유족구조금·긴급생계비 등 지급 #전문 기관과 연계…심리 상담 지원도 #“아빠 사형”청원 15만 동의

서울남부지검은 사건의 피해 유족인 세 딸에게 1억 395만원의 유족구조금을 지급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와 함께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금천구 데이트 폭력 살인 사건의 유가족에게도 각 3118만원의 유족구조금이 지급됐다.

범죄피해자보호법에 따라 유족구조금은 피해자의 사망 당시 평균 수입의 24개월~48개월 범위에서 부양 가족의 숫자와 연령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최재민 남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장은 “강서구 전처 살인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막내딸을 부양하고 있었던 사정을 고려해 다른 두 사건과 달리 구조금 액수가 증액됐다”고 밝혔다.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5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가 25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구조금과 별도로 피해 유가족들에게 치료비·장례비·생계비 등도 지급됐다. 앞서 서울 강서경찰서는 관할 검찰청인 서울남부지검에 장례비와 긴급 생계비 집행을 신청했다. 검찰은 피해자의 사망으로 가족들의 생계가 어렵다고 판단해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과 전처 살인 사건·금천구 데이트 폭력 살인 사건의 유가족에게 각 장례비 300만원, 생계비 300만원을 지난 25일 지급했다. 강서경찰서는 또 관계 부처와 강서구청 등이 참여한 가운데 심리상담과 같은 유가족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강서구 전처 살인사건은 지난 22일에 발생했다. 이날 오전 4시 45분 김모(49)씨는 전처 이모(47)씨를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 흉기로 살해했다. 김씨와 이씨 사이에서 태어난 세 자매는 이튿날 김씨를 사형시켜달라는 글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렸다. 이들은 “아빠는 온갖 방법으로 엄마를 찾아내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아빠를 사형시켜 사회와 영원히 격리하고 심신 미약을 이유로 또 다른 가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글은 31일 기준 15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구속된 김씨를 11월 1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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