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입학생들은 그래서 어쩌라고?”…유치원 대책에도 학부모 혼란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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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비리 규탄 집회에서 유치원 학부모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비리 규탄 집회에서 유치원 학부모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8시 ‘사립유치원 종합대책’이 발표되자 동탄 유치원 학부모 등 900여 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는 ‘2019년도부터 공립이 늘어나는 건가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에듀파인‧처음학교로 도입 확대 등은 환영하지만 ‘처음 대책보다는 약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다수였다. 특히 당장 2019년도 입학 예정인 원아들에 대한 대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동탄의 한 학부모는 “중장기 대책 다 좋은데 ‘그래서 도대체 어쩌라고?’ 싶다. 지금 당장 내년 유치원 모집을 준비해야 하는 엄마·아빠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지금 동탄 내 사립유치원들은 ‘처음학교로’ 신청을 거의 다 거부하고 있다”며 “구체적 관리감독 방안 등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하는 엄마들’ 장하나 대표는 “‘에듀파인 2년 내 도입’ 부분은 기대 이상”이라면서도 “에듀파인으로 잡을 수 없는 비리를 걸러낼 인사관리, 너무 높은 원장 월급 등을 현실화하기 위한 학부모부담금 상한제가 없는 건 아쉽다”고 밝혔다. 다만 “휴폐업 유치원에 대한 공정위 고발까지 언급한 걸로 봐서,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내년도 유치원 대란만은 막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학부모들은 직접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24일 동탄의 한 카페에서 모인 ‘동탄 유치원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은 “실컷 이렇게 목소리 내도 결국은 거길 또 보내야 하지 않냐”며 당장 눈앞에 닥친 2019년도 입학 시즌 대책을 고민했다. ‘경기도, 화성시가 움직여야 한다’며 시에 제시할 구체적인 대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 학부모가 “만약 2019년도 유치원 입학이 파탄나면 엄마들이 돌아가면서 공동 육아는 어떠시냐”고 제안하자 “그것도 좋은 생각이다. 고민해 보자”는 반응이 잇따랐다.

유치원을 상대로 한 공동 소송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현재 유치원 학부모 대표 4~5명이 참여한 소송을 준비 중인 한 변호사는 “국가기관 감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며 “유치원 신고 통장 외 전체 회계 내역을 볼 수 있게 민사소송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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