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균 통조림서 세균 미스터리···런천미트 공포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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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원 통조림 햄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멸균 제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멸균 포장된 통조림 제품에서 세균이 나왔지만, 원인과 과정이 밝혀지지 않고 미스터리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멸균 제품에서 세균 검출돼 원인 '미스터리' #환불 세부 기준도 아직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발견돼 판매중단 및 회수 권고를 받게 됐다. [사진 식품안전나라]

대상 ‘청정원 런천미트’에서 세균이 발견돼 판매중단 및 회수 권고를 받게 됐다. [사진 식품안전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상 천안공장에서 제조한 청정원 런천미트 제품이 세균 발육 시험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아 판매를 중단하게 했고, 회수 조치 중이라고 밝혔다. 청정원 런천미트는 멸균 통조림 햄이어서 세균이 검출되면 안 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섭취를 중단하고 제품에 표시된 고객센터에 문의하거나 구매처에 반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회수 대상은 2016년5월17일 생산돼 유통기한이 2019년 5월15일까지인 제품이다.

문제는 제조사인 청정원 측에서 세균 검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청정원 관계자는 “멸균 제품을 만드는 제조 공정상 세균이 검출될 수 없다”며 식약처의 검사 결과에 당혹스러운 기색이다. “출고 당시 멸균 검사를 모두 거쳤고 자체 검사 결과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청정원은 문제의 제품에 대해 내부 조사에 착수했지만 정확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열흘 이상 걸릴 전망이다.

청정원 측이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사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멸균 불신’이 커지고 있다. 유통 기한이 상당히 긴 멸균 제품은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통조림 햄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가정간편식(HMR) 제품도 대부분 멸균 제품이다. 아기들이 먹는 액상 분유도 멸균 제품이며 두유뿐 아니라 우유도 멸균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멸균 제품은 고압이나 고온으로 살균하고 밀봉 포장하기 때문에 상온에 보관해도 세균 번식 우려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부 이영진(34) 씨는 “멸균 제품에도 세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 앞으로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회수 조치로 청정원에서는 소비자 환불에 대한 세부 기준도 아직 검토 중이다. 회수 대상 제품을 일부라도 가지고 있는 소비자라면 청정원 고객센터에 연락하면 환불받을 수 있다. 하지만 남은 제품만 환불 가능한지, 이전에 소비한 제품까지 환불 가능한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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