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촌동 살인사건’ 유족 “심신미약으로 6개월만 살면 된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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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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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40대 여성 피살사건 피해자의 딸이 가해자인 아버지가 심신미약을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지 않을지 우려했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가 심신미약을 이유로 약한 처벌을 받지 않게 해달라는 국민청원 참여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강력범죄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 김모(49)씨의 딸은 23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님의 이혼 전부터 아버지의 폭행이 이뤄졌다며 “친척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때렸다. 얼굴을 맞아서 누군가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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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에도 이어진 김씨의 폭행 때문에 6번이나 이사를 하기도 했다는 딸은 “(아버지가) 막냇동생 뒤를 밟아서 밧줄이랑 테이프를 들고 가서 위협을 한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피해자 유족은 “(김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수시로 하는 말이 나 (심신미약 덕분에) 6개월만 살고 나오면 된다. 항상 그런 말을 했다”며 다른 흉악범들처럼 심신미약을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지 않을까 우려했다.

딸은 “(아버지가) 사회에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 엄마 한 못 풀어 드릴 것 같다”고 호소했다.

딸은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사형을 선고해달라는 청원을 게재하기도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2일 오전 4시 45분쯤 서울 강서구 등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A씨(47‧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전 아내를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씨는 경찰에 심신미약을 주장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4일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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